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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노우] 초파리도 사람처럼.. 실연당하면 '술' 찾는다

이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2 07:35

수정 2020.11.20 09:18

암컷에게 거부당한 수컷 초파리, 알코올 든 음식 섭취
인간도 초파리와 비슷.. 알코올 의존도 낮춰야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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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드라마나 영화의 등장인물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실연당하고 포장마차에 앉아 술을 마시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2012년 미국의 한 연구소가 이러한 모습을 초파리한테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암컷에게 거부당한 수컷 초파리, 알코올 든 음식 섭취

미국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는 ‘초파리 짝짓기 방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수컷 초파리들을 A, B 집단으로 나눈 뒤 4일간 암컷 초파리들과 머물게 했다.

이때 A 집단은 짝짓기를 아직 하지 않은 암컷과, B 집단은 짝짓기를 마친 암컷과 함께했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 초파리는 다른 수컷과의 짝짓기를 피하려는 습성이 있는데, 연구진은 이 점을 이용한 것이다.


A 집단은 매일 하루 6시간씩 짝짓기를 했다. 반면 B 집단은 매일 하루 1시간씩 세 번 암컷 초파리에게 거부당했다.

이후 연구진은 두 집단이 알코올이 없는 음식과 알코올 15%를 함유하는 음식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알코올을 함유하는 것을 고른 대부분의 초파리는 암컷에게 거부당한 B 집단 소속이었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짝짓기와 알코올이 서로 대체 가능한 쾌락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수컷 초파리가 짝짓기를 거부당할 때 뇌 속 화학물질 ‘뉴로펩타이드 에프’가 줄어든다.

하지만 알코올이 이 물질을 다시 채울 수 있다.

따라서 수컷 초파리가 암컷에게 거부당하면 짝짓기 실패에 대한 보상으로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이다.

인간도 초파리와 비슷.. 알코올 의존도 낮춰야

연구진은 초파리에게 ‘뉴로펩타이드 에프’가 있다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게는 ‘뉴로펩타이드 와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도 호감을 가진 누군가에게 거절당하면 초파리와 유사한 이유로 알코올을 찾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습관적인 알코올 섭취는 알코올 의존 및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승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한적한 공원을 걷는 등 적당한 운동을 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며 알코올 의존도를 낮추기를 권고했다.

omz@fnnews.com 이지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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