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제2의 정주영·김봉진 계속 나오길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9 18:00

수정 2020.11.20 17:04

[기자수첩] 제2의 정주영·김봉진 계속 나오길
최근 이슈가 된 사진 한 장이 있다. 제목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모임'이었다.

사진에는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창업가들이 한자리에 있었다.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 전 대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 직방의 안성우 대표,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의 서정훈 대표, 당근마켓의 김용현 공동대표, 이음을 개발한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 커플 메신저 비트윈을 개발한 박재욱 쏘카 대표 등이 있었다.

알토스벤처스에서 투자를 받은 이들은 '알토스 사단'으로 불린다. 모임의 중심엔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가 앉아 있었다.


이 사진을 보며 괜한 아쉬움이 가슴속에 피어올랐다. 그들의 학벌 때문이었다. 이승건 대표는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했다. 안성우·김용현·박희은·박재욱 대표도 서울대에서, 김창한 대표는 KAIST에서 학부를 나왔다. 한국계 미국인인 한킴 대표도 웨스트포인트로 불리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나왔다.

[기자수첩] 제2의 정주영·김봉진 계속 나오길

명문대를 졸업한 이들이 창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들의 능력과 노력 그리고 입학 이후 얻게 되는 네트워크는 창업에 유리하다.

그러나 사진 한 장으로, 벤처업계를 취재하며 들어 온 '학벌장벽'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능력 있는 청년들이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사회는 희망적이다. 다만 학벌이 부족하지만 능력 있는 청년들도 활발히 창업에 뛰어들어 성공하는 사회는 더 희망적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진 속 김봉진 전 대표가 더욱 빛나 보였다. 김 전 대표는 서울예대와 국민대를 나와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그는 한 토크쇼에 나와 "현실에 대한 불만만으론 아무것도 극복할 수 없다. 명문대를 나온 이들보다 2배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창업자 정주영 명예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가고자 설립된 아산나눔재단은 지난해부터 '아산상회'라는 청년창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산상회는 북한이탈 청년 등 창업 기회에 소외된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아산상회 첫회를 수료한 이들의 과반수가 실제로 창업에 도전했다고 한다.

능력과 의지만으로 성공하는 창업가는 계속 배출돼야 한다.
우리 사회에 제2의 정주영, 제2의 김봉진이 앞으로도 계속 나오길 희망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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