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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보다 낫다' 中, 블링컨 지명에 기대감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4 13:00

수정 2020.11.25 01:5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국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블링컨(58) 전 국무부 부장관을 비교적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비해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미중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전문가를 인용, 블링컨 지명자를 “온건하고 실용적인 타입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또 이런 인사를 “중국에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전망했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중국은 미중 관계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분별 있는 방식으로 다룰 사람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일이 진행된다면 미국이 중국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해석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미국 전문가 루샹도 SCMP에 “블링컨은 카리스마가 강하거나 도발적이지 않고 실용적인 타입”이라며 “그가 임명된다면 좋은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판단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와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미중 관계에서 최악의 인물로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차기 국무장관에 임명이 되든지, 현직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미국 전문가 댜오다밍 인민대 교수는 “블링컨 지명자의 과거 중국 관련 발언과 경력을 볼 때 현 트럼프 행정부보다 태도가 부드러워 향후 중미 관계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외교 채널을 통한 소통을 추진하는 것도 미중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블링컨 지명자의 또 다른 과거 발언을 토대로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블링컨 지명자는 중국을 ‘기술 독재국가’로 칭하면서 기술 패권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쥐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미중의 기술 패권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미국은 자국산 반도체 기술이 들어간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때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고 중국은 기술 압박이 심해지자, 혁신·기술독립을 앞으로 경제사회발전 목표로 삼았다.

아울러 당장 미중 관계의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는 의견 역시 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야만적인 대중국 대처법과 비교해 바이든 당선인은 훨씬 더 영리한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고 이것이 미중간 오랜 경쟁 관계 구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미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것은 중미 양국 및 인민의 근본 이익에 맞는다”면서 “중국은 미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며 이견을 통제해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중미 관계를 이끌어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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