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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마존 등으로부터 '구글세' 징수 착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6 05:00

수정 2020.11.26 07:25

[파이낸셜뉴스]
프랑스가 구글세 징수에 착수하면서 미국의 프랑스산 샴페인, 핸드백, 치즈 등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7월 28일(현지시간) 파리 동부 샹파뉴 지방의 한 샴페인 포도농가. 사진=AP뉴시스
프랑스가 구글세 징수에 착수하면서 미국의 프랑스산 샴페인, 핸드백, 치즈 등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7월 28일(현지시간) 파리 동부 샹파뉴 지방의 한 샴페인 포도농가. 사진=AP뉴시스

프랑스 조세당국이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기술업체들에 수맥만유로 규모의 '구글세' 납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 기업 경영진 등을 인용해 프랑스 당국이 최근 수일에 걸쳐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 기술업체들에 2020년치 디지털세, 일명 구글세를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국제적인 단일 기준 디지털세 협상을 하는 동안에는 징수를 미루겠다고 합의한 바 있지만 미국이 협상을 계속해서 미루고 연내 타결 가능성이 물건너 감에 따라 징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러나 프랑스의 구글세는 미 기업들을 겨냥한 것으로 불공정 무역관행에 해당한다며 징수가 현실화하면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프랑스가 징수에 착수하면서 미 무역대표부(USTR)도 프랑스에 대한 보복에 나설 전망이다.

프랑스산 샴페인, 치즈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협박한 바 있는 USTR은 프랑스산 핸드백, 화장품 등 13억달러어치 수입품에 25% 관세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세는 미국과 프랑스 간에만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한국을 포함해 이미 여러 나라가 구글세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중이다. 이들은 페이스북 같은 미 기술업체들이 매출을 일부러 세율이 매우 낮은 아일랜드 같은 조세회피처에 신고해 내야 할 세금을 빼돌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프랑스가 구글세 징수에 착수함에 따라 미국과 프랑스 간 무역전쟁 휴전은 깨졌다.

양측은 지난 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논의를 통해 국제적인 구글세 기준안을 만들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연내 기준을 만드는 것을 조건으로 프랑스는 구글세 징수를 연기하고, 미국은 프랑스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6월 OECD와 협상을 일방적으로 중단했고 결국 프랑스가 행동에 나섰다.

보호무역주의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하고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상황이 크게 나아질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역시 무역 정책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부에서 나오기도 할 정도다.

워싱턴 의회의 분위기도 타협 가능성을 어렵게 한다.

민주당은 본질적으로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는데다 무역에서는 국제분업론을 신봉하는 공화당마저 보호무역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 공화 모두 OECD를 통한 합의 없이 각국이 개별적으로 구글세를 매기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상원 금융위원회의 민주당 대표인 론 와이든 의원은 프랑스의 구글세를 '차별적'이라고 규정하고 프랑스의 구글세 징수 움직임을 '미 고용주들에 대한 반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더 많은 미 산업을 외국의 불공정한 조세에 노출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 재무부 출신인 브라이언 젠은 워싱턴의 기류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젠은 "바이든 행정부가 새 관세 위협 같은 것으로 공격적인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은 낮지만 그들은 이미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관세를 이용하려 할 것이고, 이를 세금협상에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보복관세를 그냥 없애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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