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클래식 업계, IT와 맞손.. 첨단 동영상으로 비대면 시대 활로 모색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30 15:00

수정 2020.11.30 15:02

[파이낸셜뉴스] 멈춤 없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대면 공연을 통해 주로 수익을 창출해 온 클래식 공연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일부 클래식 단체와 공연장이 IT기술을 통한 활로 모색에 나섰다. 30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롯데문화재단은 각각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고 클래식을 집안에서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첨단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 공개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SKT와 5G '멀티뷰' 공연 영상 공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5G '멀티뷰, 멀티오디오' 접목 공연영상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5G '멀티뷰, 멀티오디오' 접목 공연영상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세계 최초로 5G 미디어 기술인 '멀티뷰와 멀티오디오'를 접목한 공연영상을 30일 웨이브와 Btv 오리지널 콘텐츠로 첫 선을 보인다. 코로나19로 일상으로 들어온 온라인 공연의 새로운 대안을 찾고자 코리안심포니와 SK텔레콤, 크레디아가 힘을 합쳤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오케스트라 중 첫 OTT 진출 사례다.

이번 콘텐츠의 제작을 위해 SK텔레콤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임동혁의 베토벤 '교향곡 1번'과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를 11대의 카메라와 40대의 마이크로 담았고 여기에 멀티뷰와 멀티오디오 기술을 접목한 실감영상을 제작했다
순수예술에 첨단 IT 기술을 입혀 직접 관람 못지않은 오케스트라 특유의 감상 포인트를 살렸다.
멀티뷰는 '디렉터스컷', '지휘자', '피아니스트', '현악·관악 파트', '객석', '전문가 해설' 등 일곱 시점으로 구성됐다. 지휘자의 손끝부터 피아니스트의 얼굴 표정, 팀파니의 미세한 떨림까지 라이브 공연에서도 놓칠 수 있는 장면들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여기에 원하는 화면만 모아볼 수 있는 분할 화면 선택과 화면을 최대 4배까지 확대하는 기능 등 첨단 IT 기술이 더해져 능동적인 공연영상 관람이 가능, 색다른 영상미를 찾는 관객의 이목을 끈다. 또한 특정 연주자와 파트의 음을 강조해 들을 수 있는 멀티오디오도 구현했다. 포디엄 위 지휘자가 듣는 소리와 객석에서 듣는 소리의 차이, 현과 관악기 소리 등 각각의 시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여 지금껏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관현악의 묘미를 발견하게 한다. 톤마이스터 최진에 의해 세밀하게 조율된 차별화된 음향은 또 하나의 백미다. 클래식 초심자들을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클래식 음악 전문가 이상민, 이지영, 황덕호가 피겨 스케이팅 경기를 해설하듯 이번 공연의 요점을 친절하게 설명한 영상이 눈에 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5G '멀티뷰, 멀티오디오' 접목 공연영상 제작 모습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5G '멀티뷰, 멀티오디오' 접목 공연영상 제작 모습
이번 영상은 웨이브 이용자 누구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5GX'관에서 무료로 '온:클래식' 멀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VOD 판매도 추진된다. 웨이브와 Btv에서 대여 1만원, 소장 1만8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해당 패키지는 멀티뷰로 제공되는 6개 개별 영상과 멀티앵글까지 총 7개 VOD로 구성됐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박선희 대표는 "코로나 시대 공연영상화가 공연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오케스트라 특성과 클래식 시장에 맞는 공연영상화는 무엇일지 깊은 고민과 여러 시도를 거듭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SK텔레콤과 크레디아와 함께 '멀티뷰와 멀티오디오'란 새로운 대안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것"이라며 "급변화된 공연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클래식 음악의 가치를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을지 앞서 생각하며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롯데콘서트홀, LG유플러스와 맞손… VR 도슨트 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롯데문화재단이 LG 유플러스와 함께 제작한 VR 콘텐츠 '롯데콘서트홀이 전하는 예술'
롯데문화재단이 LG 유플러스와 함께 제작한 VR 콘텐츠 '롯데콘서트홀이 전하는 예술'
한편 롯데문화재단은 LG 유플러스와 함께 VR 콘텐츠 '롯데콘서트홀이 전하는 예술'을 선보인다. 기존에 스테이지 투어를 통해 관객들이 공연장 내부를 둘러보고, 콘서트홀의 구조와 특징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롯데콘서트홀은 보다 많은 관객들이 새로운 방식을 통해 다각도로 콘서트홀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VR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번 콘텐츠는 코로나 19로 클래식 공연 관람에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비대면 공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양사가 협업해 제작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VR 콘텐츠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특별 도슨트로 나서 연주자 뿐 만 아니라 투어를 이끌어가는 진행자로 활약한다. 1부 '예술을 묻고 롯데콘서트홀이 답하다' 에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관객의 시선에서 객석으로 입장하는 모습부터 담긴다. 롯데콘서트홀 김시진 하우스 매니저의 안내로 객석으로 이동한 후 선우예권과 김시진 매니저는 롯데콘서트홀의 건축양식인 빈야드 스타일, 박스 인 박스 구조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롯데콘서트홀의 특징을 소개한다. 이어 객석 정면에 자리하고 있는 5000여개의 파이프를 가진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에 대해 알아본다. 롯데콘서트홀 기획공연 '오르간 오딧세이'를 진행하는 오르가니스트 박준호가 함께 참여해 건물 2층 높이의 오르간 크기, 설계부터 설치까지 2년 반이 걸린 오르간 제작 기간, 68가지의 음색을 가지고 있는 스탑, 각 건반의 이름 등을 설명하고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연주하며 함께 들어본다. 이어 피아노 보관실로 이동해 항온 항습장치에 의해 보존되는 악기 유지 방법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선우예권이 피아노를 고르는 기준 등에 대해 설명한다.

'롯데콘서트홀이 전하는 예술'의 한 장면, 파이프 오르간을 설명하는 박준호 오르가니스트로부터 설명을 듣는 선우예권과 하우스 매니저 /사진=롯데문화재단
'롯데콘서트홀이 전하는 예술'의 한 장면, 파이프 오르간을 설명하는 박준호 오르가니스트로부터 설명을 듣는 선우예권과 하우스 매니저 /사진=롯데문화재단
2부 '눈으로 보고 귀로듣고 마음을 울리다' 에서는 피아노 보관실에서 선우예권이 고른 피아노가 무대 위에 세팅되고 여기서 선우예권이 직접 연주를 선보인다. 선우예권은 이번 VR 콘텐츠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0번 C장조, 그리고 아르카디 보로도스가 편곡한 '터키 행진곡'을 들려준다. 특히 이 두 곡은 최근 선우예권이 데카 레이블에서 발매한 '모차르트' 앨범에 수록된 곡이기도 하다. 선우예권의 섬세한 터치와 꼼꼼하면서도 부드러운 연주가 다각도의 촬영기법을 통해 평소에 볼 수 없던 모습으로 VR 콘텐츠를 즐기는 관객에게 전달된다.

이번 VR 콘텐츠 촬영을 진행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평소 무대 위에서 연주 위주로만 참여했던 공연장을 객석부터 무대 뒤까지 조금 더 면밀하게 알아보게 되어 생경하면서도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며 "호기심 어린 관객의 시선과 조금 더 친절한 연주자의 눈높이가 어우러진 이번 콘텐츠를 통해 보다 더 많은 관객들이 콘서트홀이라는 공간에 대해 친숙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고 편안하게 공연장을 찾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중경 LG유플러스 VR콘텐츠팀장은 "이번 영상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화려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아름다운 롯데콘서트홀 공연장의 모습을 3D VR콘텐츠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비대면 공연 등으로 VR 콘텐츠 제작 기술 적용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VR 콘텐츠 '롯데콘서트홀이 전하는 예술'은 연말인 다음달 30일과 31일 롯데콘서트홀 송년음악회 공연 시 로비 포토월에서 VR 체험이 가능하며 U+VR 앱에서 유저들에게 무료 서비스 될 예정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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