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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 등 日사회 '차별' 저격한 나이키 광고 화제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2 00:09

수정 2020.12.02 00:11

재일조선인, 혼혈아 등 
유튜브 게시 사흘만에 조회수 930만회 돌파 
"공감한다"는 목소리도
"日을 차별하는 나라로 그렸다" 비판도 
나이키 재팬 광고. 유튜브 캡쳐
나이키 재팬 광고. 유튜브 캡쳐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사회의 재일 조선인 및 혼혈아 등에 대한 차별을 저격한 나이키 재팬의 광고가 화제다.

나이키 재팬이 지난 달 28일 유튜브에 올린 2분 짜리 광고 영상의 조회수가 사흘 만인 1일 936만회를 돌파했다.

이 영상에는 일본 학교에서 차별과 왕따에 시달리는 10대 소녀 축구선수 3명이 등장한다.

이들 중 한 명은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 있는 재일조선중급학교(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다. 이 학생은 원래 재일조선학교에 다니지만, 나이키 광고에선 일본 학교에 다니면서 차별을 받는 것으로 묘사됐다.

또 흰색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를 입고 지나가자, 지나가는 남성들이 쳐다보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 학생이 입고 있는 운동복 뒷면에는 원래 'YAMAMOTO'라는 일본식 성이 적혀 있지만, 광고 막바지에는 그 위에 'KIM'이라고 당당히 덧쓴 장면도 나온다.

광고에 출연한 재일조선인 학생은 실제 중학교 축구선수로 북한의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나이키 재팬 광고. 유튜브 캡쳐
나이키 재팬 광고. 유튜브 캡쳐

재일조선학교는 해방 이후 일본에 남은 조선인들이 민족교육을 위해 설립, 1950년대를 거치며 재일본조선인총협회(조총련)계로 편입됐다. 재일조선인은 해방 이전 일본에 건너갔다가 일본에 잔류한 사람과 그 후손들로, 크게는 남과 북, 일본 어디도 택하지 않은 채 해방 이전의 조선적(籍)을 유지하는 사람들과 북한, 조총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로 나뉜다. 일반적으로는 보통 후자를 재일조선인을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학교 학생들은 대부분이 조총련계이나, 일본 국적 등을 택한 재일동포 중 일부는 자녀들에게 한국어 등 민족교육을 시키고 싶어 이 학교에 보낸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나이키 재팬 광고. 유튜브 캡쳐
나이키 재팬 광고. 유튜브 캡쳐

이 광고에는 흑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학생이 일본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또 다른 한 명은 같은 학교에서 이지메(괴롭힘)를 당하는 것으로 묘사된 일본인 학생이다. 각자 축구 훈련에 몰두하던 이들 3명은 같은 팀에서 축구 시합을 하고 스포츠의 힘으로 차별과 왕따를 극복한다는 게 나이키 광고의 내용이다.

광고를 놓고, 일본 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공감의 목소리도 있지만, 일본을 차별하는 나라로 묘사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실제 이 영상에 '마음에 든다'는 3만9000건인 반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도 2만6000건이나 된다.
나이키 측은 실제 체험담에 기초했다고 밝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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