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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업 자금여건 개선...IT투자 확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10 12:00

수정 2020.12.10 12:00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업 자금여건 개선...IT투자 확대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의 유동성과 현금비율 등 자금 여건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비투자는 정보통신산업(IT) 부문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10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2020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 인하와 국고채 단순매입,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가계와 기업 대출, 주가 등 전반적인 금융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상황지수가 4월을 기점으로 빠르게 상승해 8월 이후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

금융상황이 호전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사정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자금사정 BSI는 올해 1월 83에서 점차 악화돼 5월 66까지 하락했다가 11월 다시 83으로 1월 수준을 회복했다. 또 기업의 유동비율도 올해 1·4분기 132%에서 2·4분기 133%로 늘고, 현금비율 역시 같은기간 20%에서 23%로 증가했다.

개선된 금융상황은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위기 시점 설비투자를 100으로 가정했을 때 위기직후 투자가 94.0으로 줄었지만 코로나 직후에는 100.8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중 IT의 경우 102.4로 증가폭이 컸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융상황 개선이 지연되면서 설비투자가 급속히 위축된 반면, 최근에는 IT부문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에 따른 은행의 대출취급액은 2020년 3∼9월 중 19조5000억원으로 해당 대출을 이용한 업체는 7만8155개, 업체당 평균대출액은 2억50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은행의 대출 취급액에 대한 한국은행의 지원금액은 11월 말 현재 11조5000억원이다. 지원한도인 13조원의 88.1%를 소진했다.

자금조달에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실한 기업에 대출취급이 집중되면서 중신용(4∼6등급) 비중이 62.5%로 절반을 상회한 반면 고신용(1∼3등급) 비중은 11.3%, 저신용(7∼10등급) 비중은 1.7% 수준에 머물렀다. 단, 업종별로는 '사회적 거리두기' 피해가 컸던 서비스업 영위 기업에 대한 대출취급액 비중이 70.6%로 제조업(27.8%)의 약 2.5배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축소하고 신용흐름을 원활화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실물경제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금융·경제여건 변화,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피해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용 방식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