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트럼프·폼페이오, 러시아 해킹 놓고 충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0 04:40

수정 2020.12.20 04:40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 정부기관 해킹 배후는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12일 백악관에서 뉴욕주 웨스트포인트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 정부기관 해킹 배후는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12일 백악관에서 뉴욕주 웨스트포인트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러시아가 배후인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정부 기관 해킹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충돌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부기관 해킹 배후로 러시아가 확실하다고 못박았지만 수 시간 뒤인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 배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이버공격의 주된 타깃이었던 업체 솔라윈즈는 아직 해킹 배후가 어떤 국가인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CNBC, CNN,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해킹으로 얼마나 많은 정부 기관이 뚫렸는지, 네트워크에 해커들이 얼마나 깊이 침투했는지, 어떤 정보들을 빼갔는지, 또 네트워크에 어떤 프로그램들을 심어 놓고 갔는지조차 파악이 안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폼페이오는 미 사상 최악의 이번 해킹이 러시아의 소행이라는 점이 "꽤나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팟캐스트 마크 레빈 쇼와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 관계자 가운데 처음으로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그러나 수시간 뒤인 새벽 트럼프는 트윗을 통해 다른 얘기를 했다.

트럼프는 우선 이번 해킹을 평가절하했다.

그는 "사이버 해킹은 가짜뉴스 미디어에서 실제보다 훨씬 더 부풀려져 있다"면서 "나는 완전한 보고를 받고 있다. 모든 것은 잘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가 무슨 일만 생기면 단골 용의자가 된다"면서 "그 이유는 주류언론(Lamestream)이 대개 금전적인 이유로 공포를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신 "아마도 (이번 해킹 배후는) 중국일 것(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트럼프에게는 민감한 사안이다.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가 개입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들을 퍼뜨렸다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가 트럼프에게 손을 뻗어 영향력을 미쳤는지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나오자 자신은 결코 러시아와 협력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번 해킹은 13일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미 재무부와 상무부가 해커들에게 뚫린 것으로 확인됐다.

뒤에 상무부가 해커들에게 네트워크가 뚫렸다고 확인했고, 17일에는 에너지부가 해커 공격으로 기업망이 뚫렸다고 밝혔다.

이번 해킹 공격 대상은 주로 경영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솔라윈즈에 집중됐다. 이때문에 솔라윈즈 주가는 지난주 40% 가까이 폭락했다.

해커들에게 뚫린 곳이 솔라윈즈만은 아니다.
기업들 가운데 지금까지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MS), VM웨어 등이 해커 공격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체로 이번 공격 배후는 러시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의원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정보기관이 미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음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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