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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개월째' 코로나 최전선서 사투 벌이는 김근순 간호사

뉴시스

입력 2020.12.30 08:00

수정 2020.12.30 10:41

청주의료원 코로나 병동 수간호사 인터뷰
간호 업무 외 커피·택배 배달 등 격무 고충
"간호사라면 환자 곁에…모든 의료진 응원"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충북 청주의료원 김근순(46) 수간호사가 코로나 병동에서 확진자를 보살피고 있다. (사진=청주의료원 김근순 수간호가 제공) 2020.12.30.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충북 청주의료원 김근순(46) 수간호사가 코로나 병동에서 확진자를 보살피고 있다. (사진=청주의료원 김근순 수간호가 제공) 2020.12.30.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하루빨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돼 방호복을 벗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충북지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15일째인 30일 도내 감염병 전담병원 청주의료원에서 코로나 병동 수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근순(46·여)씨는 9개월째 감염환자 치료를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3교대 하루 8시간 근무, 일상복보다 활동성이 떨어지고, 입고 벗기도 불편한 레벨디(Level D) 방호복을 하루 5~6번은 갈아입고 코로나19와 싸운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한겨울에도 땀이 흐른다.
땀이 식으면 추위는 배가 된다.

방호복을 입고선 화장실을 자주 갈 수 없다. 물도 마음껏 마시지 못하고, 방광염은 달고 일한다.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사직한 직원도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김 씨는 공공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로서 사명감으로 의지를 불태운다고 했다.

"간호사라면 환자 곁에 있어야죠. 아무도 환자를 보살피지 않는다면 환자들은 얼마나 무섭겠어요."

사명감 하나로 감염병동에서 일하기는 쉽지 않다. 하루 10명 정도의 확진자 상태를 파악하고, 몸 상태에 맞춰 투약과 정맥 주사, 산소 처치 등의 업무를 한다.

간호 업무 외 식사 배식과 환경 청소, 폐기물 처리 업무도 전담이다.

커피가 주식이라면서 하루 두 번 커피 배달을 요구하거나 끝없이 들어오는 택배 물품을 전달하다 보면 몸은 어느새 녹초가 된다.

충북지역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요양원부터 병원, 경로를 알 수 없는 n차 감염 등으로 연일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확진자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이들을 간호할 인력은 부족해요. 인력이 부족해 탈진하는 간호사도 종종 있어요. 간호조무사가 급하게 보조 인력으로 투입되긴 했지만,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요."

코로나19 확산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의료진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단연 폭언과 폭행이다.

"간호사 중 한 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한 확진자가 던진 물병에 맞을 뻔한 적이 있었는데, 위협적인 행동에 모두 겁을 먹은 적이 있었어요. 치매를 앓고 있는 또 다른 확진자는 손으로 의료진을 때리고, 입으로는 깨물려고 해 방호복이 찢어질 뻔한 적도 있었죠."

격무와 건강 악화, 감염 및 폭언·폭행 위협 속 체력과 정신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지만, 김 씨는 주변의 지지와 응원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청주의료원 의료진 모두가 같은 마음일거에요. 열악하고, 힘든 환경이지만 확진자가 건강하게 퇴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전국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 모두를 응원합니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그날까지 모두 힘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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