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검찰' 법무장관·공수처장...文의 검찰개혁 의지

30일 법무장관 후보에 판사출신 박범계
초대 공수처장 후보도 판사출신 김진욱
인적 쇄신과 검찰개혁 완수 두토끼 노려
노영민·김상조·김종호 전격 사의 표명
환경부 장관 한정애, 보훈처장 황기철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지명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12.30/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판사 출신' 법무부 장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라인업을 구축했다. '법무부-검찰 갈등'의 중심에 있던 추미애 장관 교체와 '비검찰' 공수처장을 통해 인적 쇄신과 검찰 개혁 완수라는 두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30일 차기 법무 장관 후보에 판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초대 공수처장 최종 후보에는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두 후보자는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에 대해 △법원과 정부, 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강조하며 "검찰·법무 개혁을 완결하고, 인권과 민생 중심의 공정한 사회 구현을 실현시켜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후보자도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만,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인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추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만 언급했다.

김진욱 후보자는 사시 31회로 판사 출신이다. 김앤장을 거쳐 헌법재판소에 재직 중이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검팀에서 수사관으로도 활동했다.

문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를 지명한 만큼 법률이 정한 바대로 (공수처장 후보에 대한)국회 인사청문회가 원만하게 개최되어 공수처가 조속히 출범될 수 있도록 국회에 협조를 요청드린다"며 조속한 공수처 출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앞으로 김 후보자가 공수처의 중립성을 지켜 나가면서 권력형 비리의 성역 없는 수사와 공정하고 인권 친화적인 반부패수사기구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3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의 사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12.30. [e-mail]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청와대 주요 참모진 중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과 함께 김종호 민정수석이 이날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도 주목된다.

김 수석이 검찰개혁 과정에서 불거진 일련의 문제에 책임을 느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새 인물 수혈을 통해 다시금 고삐를 죄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수석과 관련해 "여러 가지 절차라든지 또 징계와 관련된 문제라든지에서, 또 법무부가 진행하는 과정들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주무 수석으로서 국민적인 혼란이 있었던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스스로 사임 의사를 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법무 장관과 함께 환경부 장관 후보에 한정애 민주당 의원을, 국가보훈처장에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각각 내정했다.

[e-mail]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