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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막바지 中압박 강화...中 "새 희망 기회"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03 13:05

수정 2021.01.03 13:05

- 미국,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3대 통신사 뉴욕 중시 거래 중단
- 중국, 기업 권리 지키지 위해 조치 다할 것
신년사를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캡쳐
신년사를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 이양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막바지 중국 숨통 조이기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때리기를 통한 경제 살리기를 치적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차기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공과의 주인공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정부에게 부담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중국은 힘을 키우기 전까지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모양새를 유지했다.

3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7~11일 사이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3대 통신회사의 뉴욕 증시 주식 거래를 중단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1월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미국인들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데 따른 조치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관리를 받는 이들 기업은 중국에서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단 3개의 회사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1997년 뉴욕증시에 처음 상장됐다. 중국의 대규모 국유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뉴욕증시에서 거래가 허용된 회사다.

트럼프 행정부가 차기 정권 출범을 목전에 두고 끝까지 대중국 압박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 견제를 통해 미국 경제 살리기에 주력했던 것은 자신들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연임에는 실패했지만 2025년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것이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여전히 매우 건강하다”면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할 것에 대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행정명령 등이 바이든 정부로 넘어가면 외교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셈법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제임스 그린 조지타운대학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평화로운 정권이양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라며 “차기 대통령 취임 전까지 전방향적으로 ‘나쁜 짓’을 할 기회가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개별 사안에 대해선 즉각 반발하며 보복을 언급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선 대화와 협상을 제안하는 형국이다. 자국이 힘을 키울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미중 갈등의 책임이 미국에게 있다는 점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중국중앙방송(CCTV) 등과 인터뷰를 갖고 “최근 중미관계는 이전에 없었던 곤경에 빠졌다. 그 근본 원인은 모두 미국의 집권자들에게 있다”면서 “중미관계는 이미 새로운 갈림길에 섰고 또 새로운 희망의 창을 열 수 있는 상황”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대화를 촉구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화민족 부흥을 주문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두 개의 백년(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2021년, 신중국 건국 100주년 2049년)을 언급하며 “우리는 계속 분투하고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 더욱 찬란한 업적을 창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이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중장기 발전 계획에서 제시한 정책 방향이 과학기술발전, 내수강화를 통해 자립갱생이다. 중국 안팎에선 이르면 2028년께 중국이 미국 경제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 덩위웬 전 부편집장은 지난 10월 SCMP에 "중국의 내수 중심 쌍순환 전략과 기술 홀로서기는 결국 미국과 직접적인 대결을 피한 채 더 많은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며 "이후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올랐다고 판단될 때 반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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