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가명정보 활용 길 트인 금융사, 맞춤형 상품·서비스로 진화 [산업 신패러다임 물결]

이용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04 16:58

수정 2021.01.04 16:58

<3> 마이데이터가 이끄는 금융혁신
앱 하나로 모든 금융거래 가능
이렇게 쌓인 고객 정보 가공해
얼마나 새롭고 유용한 서비스
만드느냐가 경쟁의 승자 갈려
가명정보 활용 길 트인 금융사, 맞춤형 상품·서비스로 진화 [산업 신패러다임 물결]
<3> 마이데이터가 이끄는 금융혁신
앱 하나로 모든 금융거래 가능
이렇게 쌓인 고객 정보 가공해
얼마나 새롭고 유용한 서비스
가명정보 활용 길 트인 금융사, 맞춤형 상품·서비스로 진화 [산업 신패러다임 물결]
#. 새로운 전셋집을 찾으려는 A씨는 공인중개소를 방문하는 대신 휴대폰에 있는 앱에 접속했다. 앱을 통해 소득 수준, 자산 수준 분석을 거쳐 자신이 원하는 지역의 전셋집을 추천받았다. 전세자금이 5000만원 부족했던 A씨는 전셋집 추천을 받은 앱에서 금융사별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확인한 후 대출까지 한번에 해결했다.

올해 2월부터 본격 시작할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가 기타 금융서비스와 연계해 바꿀 일상의 모습이다. 고객이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기로 동의하면 기업은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기존 금융사는 이 같은 변화를 양날의 검으로 바라보고 있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는 고객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지만, 기존에 본인들만 소유했던 고객의 결제, 카드 정보를 핀테크 등과도 공유하게 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픈뱅킹·마이페이먼트와 시너지 주목

마이데이터는 은행 대출정보, 카드 결제내역, 보험금 납부 내역 등 여러 회사에 흩어진 고객 정보를 한곳에 모아 가공해 활용하는 신(新)산업이다. 개인정보를 개인의 자산으로 인정하고 보호를 강화하되 여러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보 주체인 개인이 자신의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이를 신용·자산관리 등 부문에 내주면 기업은 금융사와 핀테크사 등이 보유한 고객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지난해 8월 시행된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따라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기업이 고객의 '가명정보'를 동의 없이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도 마이데이터의 특징 중 하나다. 가명정보란 개인정보 일부를 가명처리해 개인을 특정할 수 없는 정보다. 예를 들어 A라는 인물의 개인정보 가운데 출생연도, 보험가입건수, 성별만 갖고는 A라는 인물을 특정하기 어렵다. 기업은 이 같은 가명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객별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쓸 수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마이페이먼트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오픈뱅킹과 마이페이먼트, 마이데이터를 결합하면 고객이 보험사 상품을 가입할 때도 하나의 앱에서 가입과 자금이체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19년 말 시중은행과 핀테크부터 시작해 최근 2금융권까지 확대시행 중인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에서 고객이 보유한 모든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서비스업)는 결제자금 없이도 거래정보만으로 결제를 가능케 한다.

■금융사·핀테크, 서비스 개발 '총력'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2일 시중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핀테크 회사 21곳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승인했다. 본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2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예비허가를 받은 회사들은 마이데이터와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핵심은 고객 정보를 활용해 얼마나 고객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다.

BC카드는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고객별 금융거래정보를 분석해 통합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을 개발하고 있다. 고객이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상품들을 큐레이션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앞서 자사앱 신한페이판을 통해 고객 소비현황, 입출금현황, 자산현황 등을 분석해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마이데이터를 통해 소액투자자문서비스 등을 추가로 시작할 예정이다. 또 고객의 프로파일링 대응권을 돕는 서비스 개발에도 착수 중이다. 프로파일링 대응권이란 고객이 자신의 신용등급이나 대출금리 등을 책정한 정보 분석에 설명을 요구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다.

핀테크사의 경우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NHN페이코의 경우 마이데이터를 통해 2030세대의 생애주기에 맞춰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는 단순 자산관리를 넘어 고객의 삶 전체를 관리하는 목표를 세웠다.
보험, 자동차, 부동산, 연말정산 등 다양한 영역을 연계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