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일반

'바이드노믹스'에 블록체인-가상자산 있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4 09:53

수정 2021.01.14 09:53

親블록체인·가상자산 인사 SEC 위원장 내정
FTX 샘 뱅크맨-프리드 CEO, 기부자 명단 2위
바이든 정부, 가상자산 친화정책 기대감↑
[파이낸셜뉴스]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가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MIT 교수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낙점한데다, 바이든 당선인의 선거 캠프에 거액을 지원한 가상자산 업계 거물이 포진돼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차기 미국 행정부가 블록체인·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제 정비는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내정

'바이드노믹스'에 블록체인-가상자산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게리 겐슬러(사진)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낙점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증권상품위원회(CFTC)을 이끌었던 게리 겐슬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에는 MIT에 줄곧 몸담고 있었다.
MIT슬로언경영대학원에서 디지털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강의를 맡았다.

또 산·학·연이 함께 글로벌 핀테크 금융 비즈니스 모델 등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MIT FinTech@CSAI의 공동책임자도 맡고 있으며, MIT 미디어랩 디지털화폐 이니스티브(MIT Media Lab Digital Currency Initiative)에서도 고문직도 수행하고 있다.

겐슬러 교수는 지난 해 11월초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선언한 뒤 인수위원회의 금융정책팀을 이끌고 있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겐슬러 교수를 선임할 계획을 가지고 그를 인수위원회에 합류시킨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증권업계를 규제 담당한다. 또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알려야 할 사항을 결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겐슬러 교수가 이끌 SEC가 가상자산 친화정책을 펼칠 거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겐슬러 교수는 CFTC를 이끌 당시 2008년 금융위기 때 신용경색을 촉발시킨 금융권이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규제 정책을 시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도드-프랭크법(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이다. 대형 금융회사들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FTX CEO 샘 뱅크맨, 바이든 기부 2위

샘 뱅크맨-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선거운동 기부자 중 두번째로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
샘 뱅크맨-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선거운동 기부자 중 두번째로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

바이든 정부가 전개할 경제정책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샘 뱅크맨-프리드(Sam Bankman-Fried) FTX 최고경영자(CEO)도 주목을 받고 있다.

뱅크맨-프리드 CEO는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운동을 할 때 두번째로 많은 금액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바이든 당선인에게 후원한 금액은 520만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57억원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100대 기부자로부터 총 7950만달러(약 870억원)를 후원 받았다. 뱅크맨-프리드 CEO는 민주당이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 모금을 하는 수퍼팩(super PAC)의 가장 부유한 후원자 중 하나다. 민주당 수퍼팩에는 뱅크맨-프리드 외에도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Dustin Moskovitz),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구글 전 CEO 등이 포함돼 있다.

뱅크맨-프리드 CEO는 알라메다리서치(Alameda Research)설립자 겸 CEO도 맡고 있다. 알라메다리서치는 25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뱅크맨-프리드는 2019년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인 FTX를 설립했다. FTX는 지난해 1월 1일 7661만달러(약 840억원)였던 24시간 거래량이 올 1월 1일에는 26억6000만달러(약 2조9000억원)로 1년간 무려 35배나 늘면서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FTX는 지난 해에 디파이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전문 탈중앙화거래소(DEX)인 세럼(SERUM)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 낙관"

미국 가상자산 업계는 SEC가 지난 2019년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주식이 아니다'라고 한 뒤 산업이 제자리걸음에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공화당 소속으로 의회 금융위원회에 있는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하원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겐슬러 교수가 SEC를 이끌게 되면 가상자산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고, 미국이 이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초당적인 정책을 펼칠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맥헨리 의원은 "겐슬러가 기술 및 금융혁신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사려깊은 접근을 할 것으로 낙관한다"며 "겐슬러는 지난 수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SEC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가상자산을 어떻게 규제할 지에 따라 산업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견고한 투자처가 될 수 있도록 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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