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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토종 제주마 경주, 경마 종주국 영국에 송출된다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4 15:14

수정 2021.01.14 15:14

한국마사회, 유럽 경마경주 발매 배급사와 계약 체결
코로나19로 온라인 베팅 무게 중심…확장 가능성 커
더러브렛 경주와 함께 경마콘텐츠 해외수출 성과 내 
제주경마공원 제주마 경주 [사진=한국 마사회 제주지역본부]
제주경마공원 제주마 경주 [사진=한국 마사회 제주지역본부]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 토종 제주마 경주가 경마 종주국 영국에 진출한다.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최근 유럽에 경마 경주를 발매하는 배급사와 더러브렛 경주와 제주 경주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경마에서는 더러브렛 품종이 출전하는 경주만 국제적으로 공인된다.

국내에서도 3개 경마장 중 서울과 부산경남에서 더러브렛 경주가 열린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토종마를 활용한 제주마 경주가 열리고 있다.

■ “작지만 다부진 체격으로 색다른 경주의 묘미 느끼게 한다”

제주지역은 1980년대부터 토종 제주마의 혈통 보전을 위해 경주마로 훈련시켜 제주경마공원 설립에 토대를 마련했다.


천연기념물 제347호인 제주마의 유전체를 해외 말의 유전체와 비교·분석한 결과, 유입 경로나 시기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진화를 통해 제주에 토착한 독립적인 품종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재주마는 특히 ‘과하마’(果下馬)로 불리기도 했던 만큼, 키가 작고 체중도 가볍다. 더러브렛 경주를 보다가 제주 경주를 보면 제주마의 뛰는 모습이 ‘종종걸음’을 걷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을 정도다.

마사회는 2018년 영국·아일랜드·스페인·벨기에 등에 더러브렛 경주를 처음으로 정기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 경주의 인기는 차츰 높아져 2019년에는 2018년 대비 수출 수익이 80% 증가했다.

유럽 내 한국 더러브렛 경주의 인기에 힘입어 유럽의 경마 관계자들은 제주마 경주에까지 관심을 보였다. 작지만 다부진 체격으로 색다른 경주의 묘미를 느끼게 하다는 것이다. 마사회는 이를 놓치지 않고 여러 차례 화상회의를 주관하면서 제주 경주의 독특함과 묘미를 유럽 관계자들에게 어필했고 유럽에 제주 경주를 포함한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제주 경주를 비롯한 더러브렛 경주는 송출 테스트 기간을 거쳐 한국 경마가 정상화되면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 각 지역에 송출될 예정이다.

마사회는 코로나19 이후 무고객 경마와 경마 중단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마사회는 서울·부산경남 경주 수출에 이어 제주 경주 수출계약까지 성사시키면서 경마 콘텐츠 해외 수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더러브렛 경마의 종주국인 영국에 제주마 경주를 수출하게 된 것은 한국 경마가 더러브렛 경주 수준 고도화를 통해 국제 표준을 달성하면서도 우리나라만의 고유 콘텐츠인 제주마 경주를 역수출하는 수준까지 진일보했음을 의미한다.

한국 경마는 2014년 싱가포르에 처음 수출됐고 2019년에는 14개국 761억 원의 수출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경마가 6개월 동안 중단되면서 계획했던 수출 수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무고객 경마 재개와 동시에 발 빠르게 미국·영국·호주로 수출을 추진해 수출 공백을 막았다.

무고객 경마 기간인 6~8월 수출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했다.
경주 수출은 국외로까지 경마 수요를 확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경주마 관계자들과 생산 농가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유럽 스포츠베팅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지점에서 온라인 베팅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마사회도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베팅에 비교우위가 있는 유럽 파트너사와 수출을 추진하며 대응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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