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명절마다 반복되는 '파업 카드'… 택배 갈등 언제까지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9 18:29

수정 2021.01.19 21:33

분류인력 투입·가격 정상화 등 
사회적 합의기구 잇단 논의에도 
택배기사들은 "현장 안바뀌었다" 
택배노조가 설 연휴를 앞두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정부와 국회, 택배회사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택배 노동자 과로사를 막기 위한 대책을 합의해 달라는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19일 서울 마포구 한진택배 마포택배센터에서 택배 기사들이 배송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택배노조가 설 연휴를 앞두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정부와 국회, 택배회사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택배 노동자 과로사를 막기 위한 대책을 합의해 달라는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19일 서울 마포구 한진택배 마포택배센터에서 택배 기사들이 배송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택배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자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총파업 돌입 시 택배대란 우려

노조는 19일 정부와 국회, 택배사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5차 회의를 통해 분류작업과 심야배송 등으로 인한 과로사 방지대책을 논의했다. 노조는 △분류작업 인력 투입 △야간배송 중단 및 지연배송 허용 △택배요금 정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분류작업은 택배회사가 인력 투입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관리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20~2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2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파업에는 CJ대한통운, 우체국, 한진, 롯데, 로젠 등 5개사 조합원 55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 측은 "코로나19 확산과 연말연시를 맞아 택배물량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과로사 발생이 예견되는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과로로 숨진 택배노동자는 16명이다. 지난 12일에도 서울 강남의 택배기사가 아침 분류작업 중 쓰러져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명절 파업' 예고…"현장 안변해"

노조는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도 분류작업 거부로 사실상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정부와 택배사는 추석 특별배송기간 하루 1만여명의 추가 인력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고, 노조가 합의안을 받아들여 파업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정부와 택배사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지난해 10월 롯데와 한진은 각각 분류인력 1000명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롯데는 지금까지 60명, 한진은 300명을 한참 밑돌게 투입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지난해 12월 이후 과로로 쓰러지거나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택배기사는 5명인데 모두 한진과 롯데 소속"이라며 "이들이 쓰러진 택배현장에는 분류인력이 단 한명도 투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목소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7년 차 택배 노동자인 박모씨(43)는 "지난해 추석에도 대책을 마련해준다고 했지만 현장에 투입된 분류인력은 없었다"며 "분류비용은 여전히 택배기사의 몫이고, 야간배송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대책을 마련해준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십수년째 변하지 않는 근무환경에 이미 질릴 대로 질려있다"고 덧붙였다.

택배사들은 대책이 현장에 적용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진택배 측은 "분류지원인력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사업장 환경을 검토해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며 "현재 전년 대비 물량 증가율이 높은 터미널에 300여명을 투입했고, 3월까지 1000명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우체국 물류지원단이 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우체국 노조측은 20~21일 총파업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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