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해리스 "일할 준비끝" 美 역사상 가장 막강한 '실세 부통령'[美 바이든 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21 18:44

수정 2021.01.21 18:44

최고령으로 대통령 된 바이든
경선 때부터 단임 가능성 내비쳐
해리스, 조력자 이상의 역할
상원의장으로 캐스팅보트 행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취임식이 거행된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링컨 기념관에서 남편 더그 엠호프와 취임 축하 불꽃놀이를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취임식이 거행된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링컨 기념관에서 남편 더그 엠호프와 취임 축하 불꽃놀이를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역사상 첫 여성이자 흑인, 아시아계 부통령으로 취임한 카멀라 해리스가 백악관의 실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과 상하 양원을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상원의장을 맡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가 역대 가장 영향력이 있는 미국 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이날 첫 라틴계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앞에서 부통령 취임 선서를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의 취임선서식은 "역사적 위기의 시대에 이뤄진 역사적 부상을 반영해주는 순간이었다"고 평했다.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각료 인준과 코로나 대책 등 각종 현안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상원의장을 맡을 해리스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상원 의석수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같은 50석을 보유하고 있어 동수를 이룰 경우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부통령은 미 헌법상 대통령 유고시 승계서열 1위다. 올해 78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취임한 바이든을 해리스가 보완재 역할을 하고 국정 2인자로서 역할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해리스는 정권 인수 과정에서도 바이든과 동행해 행사에 같이 모습을 나타내는 등 과거 부통령 당선인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해리스는 지난해 11월7일 당선 연설 당시 "나는 이 직책(부통령)에 앉는 첫 번째 여성이 되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경선때 자신을 '과도기 후보'라고 부르며 단임 가능성을 비쳐왔다. 따라서 해리스는 전임자인 마이크 펜스가 단순한 조력자였던 것과 달리 국정 전반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실세 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해리스는 이날 "일할 준비가 돼있다"라고 트윗을 했다.

USA투데이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당분간 코로나 백신 배포 계획에 치중하는 동안 해리스 부통령은 원만한 배포 진행을 위한 의회의 예산 확보 논의를 주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이날 부통령으로서의 첫 업무로 민주당 소속 신임 상원의원 3명의 선서식을 진행했다. 이중에는 자신이 부통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비어있던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직을 맡게된 앨릭스 파디야 전 캘리포니아 총무장관도 있었다. 해리스의 상원의원직 사임으로 미 상원에는 20년 만에 흑인 여성 상원의원이 단 한명도 없게 됐다.

■부통령에 상원의장으로 바쁠듯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역대 어느 부통령보다 상원에 자주 출석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미 의회 상원의장도 맡는다. 미국은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맡아왔다. 해리스는 상원에서 캐스팅 보트를 맡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공화당 다수당 체제였던 상원이 민주당 주도로 재편됐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지난해 11월 선거 결과 연방 상원도 민주당 다수 구도로 재편됐다.

이달초 실시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존 오소프, 래피얼 워녹 의원과 해리스 부통령 공석을 메울 파디야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날인 20일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미국 연방상원 내 정당별 분포는 민주당 48석에 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 공화당 50석으로 사실상 여야 반반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춘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구조는 향후 신임 행정부 초기 의제 추진에 든든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 다수당 지위 획득으로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도 다수당 원내대표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최근까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켄터키)가 상원 다수당을 지휘해왔다.


CNN에 따르면 슈머 원내대표는 이날 상원 연설에서 공화당을 향해 "다수당인 민주당은 중요한 업무를 초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라며 "우리가 함께 일할 때 상원은 가장 잘 움직인다"라며 화합을 강조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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