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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로 간 좌남수 의장 “제주4·3, 진정한 봄 찾게 해달라”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28 15:06

수정 2021.01.28 15:06

제주도의회 의장단, 원희룡 지사와 함께 4.3특별법 개정 여야 협력 촉구
민주당·국민의힘 대표에게 건의문 전달...28~29일 국회앞 1인 시위 나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도의회 의장단과 함께 28일 국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4·3희생자 배보상을 골자로 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원희룡 제주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도의회 의장단과 함께 28일 국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4·3희생자 배보상을 골자로 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좌남수 제주치도의회 의장이 28일 국회를 찾아 제주4·3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여야가 힘을 모아 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방문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도의회 정민구·강연호 부의장, 강철남 4·3특별위원회 위원장, 현길호 농수축경제위원장, 문종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김대진 의원 등이 함께했다.

좌 의장은 이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4·3특별법 처리 촉구 건의문을 전달하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좌 의장은 “세계평화의 섬을 지향하고 있는 제주도는 한 해 1500만명 이상 찾아오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라며 “하지만 70여년 전 제주는 수 많은 제주도민들이 억압과 탄압 속에 피를 흘려야 했던 아픔을 간직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반세기 이상 제주도민들에게 4·3이란 단어는 제대로 입에 올릴 수도 없었던 금기어였다”"며 “간혹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자비한 처벌과 함께 연좌제라는 죄목의 굴레가 씌워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좌 의장은 또 “4·3의 진실은 그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20여년 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며 제주도민의 통곡의 한을 풀 수 있는 희망의 빛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며 “그동안 제주4·3특별법을 통해 유족의 한을 풀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도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에 희생돼야만 했던 유족들의 상처를 씻어 내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28일 제주4·3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를 방문한 좌남수 의장과 제주도의회 의장단. 이날 국회 방문에는 원희룡 제주지사도 함께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8일 제주4·3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를 방문한 좌남수 의장과 제주도의회 의장단. 이날 국회 방문에는 원희룡 제주지사도 함께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특히 “지난 70여년 동안 처참한 기억의 굴레 속에서 트라우마를 겪으며 살아야 했던 10만 유족의 삶은 그 과거의 잔상을 떨쳐버리고 진정한 봄이 찾아오기를 오늘도 기다리고 있다”며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의원과 국민의힘 이명수의원이 각각 개정안을 발의해 그동안 4.3의 오랜 숙원 과제인 희생자와 유족의 배·보상, 재판 무효화 등이 포함된 특별법이 조속히 개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보상금 지급에 대한 용역수행을 통해 유족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법무부 역시 4·3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으로 검사 직권으로 일괄재심 청구할 수 있는 합의안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이제는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시는 국회의원 여러분들께서 나서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좌 의장은 이어 “4·3유족은 물론 100만 제주도민들은 오늘도 4·3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 제주에 진정한 봄이 찾아오길 손 모아 기다리고 있다”며 “4·3특별법 개정을 통해 70여년 전 빨간 동백으로 산화돼 갔던 어머니, 아버지들의 원한을 풀어주시고 제주도민과 제주의 역사에 진정한 봄을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한평생 가슴속 말 못 할 응어리를 간직한 채 오늘도 봄을 기다리는 고령의 생존희생자와 유족에게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주시기 바란다”며 “오늘도 국회 앞에서 4·3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는 유족회와 범국민위원회의 외침을 기억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좌 의장과 도의원들은 이날 여야 당 대표에 건의문을 전달한데 이어 4·3범국민위원회·지역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갖고 4·3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29일까지 국회 앞에서 4·3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돌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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