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게임스톱發 후폭풍’ 외국인 코스피서 돈 뺀다? “근거 없다”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31 17:27

수정 2021.01.31 21:26

최근 外人 매도 대부분 차익 목적
자금이탈 더 일어날 가능성 적어
3월 공매도 예정대로 재개될땐
동학개미도 대항전쟁 벌일수도
3월 16일 공매도 재개를 앞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공매도 영구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 지난 1월 30일 기준 20만6464명이 동의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3월 16일 공매도 재개를 앞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공매도 영구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 지난 1월 30일 기준 20만6464명이 동의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탑'을 둔 개인과 헤지펀드간 '공매도 전쟁'으로 세계 주요국 증시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후폭풍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게임스탑 영향으로 외국인 이탈이 이어질 지,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국내에서도 이런 상황이 나타날 지에 대한 관심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도세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내에서도 개인과 공매도 세력 간 갈등이 재개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게임스탑발 외국인 이탈 가능성 낮아

1월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16거래일 만에 30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내리 '팔자'를 유지, 총 5조6225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물량이 쏟아진 여파에 지수도 나흘 연속 하락세를 기록, 29일에는 2976.21까지 급락하며 1월 6일(2968.21)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을 밑돌았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와 게임스톱 사태를 연결시키며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은 헤지펀드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량으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스톱 사태가) 우리 증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이머징 마켓 패시브(인덱스) 펀드자금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패시브 펀드는 국가별 투자 비중을 맞춰 들어가는데, 최근 우리나라 시장의 비중이 늘면서 이를 줄이는 매도가 이어졌고 달러 강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스톱이 국내 증시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잘못된 분석"이라며 "단기적인 숫자만 보고 얘기를 하면, 근거 없는 허황된 시나리오를 쓰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는 개인의 시장진입이 확대되면서 주가가 뛰자 차익실현에 나서려는 외국인의 일부 물량이 나오는 것일 뿐"이라며 "전체 시장 비중을 보면 한국시장에서 외국인은 사지도 않고, 팔지도 않는 '현상유지'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의 이탈 이유는 현재 코스피에 대한 가격 부담과 중국발 긴축 등 우려 때문"이라며 "게임스톱 사태는 일부 심리적인 영향 정도에 그쳤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동학개미도 공매도 전쟁 가능성 배제 못해

'우리도 미국처럼 '공매도 대항 모임'을 만들어 대응합시다!'

지난 1월 30일(이하 현지시간) 국내 유명 주식 투자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한 글이다. 동학개미도 이번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공매도 전쟁이 국내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당장은 전선이 국내로 확대로 가능성은 낮다. 현재 국내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돼 있는 탓이다. 하지만 오는 3월15일 공매도 금지가 종료되면 이런 사태의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의 원천적 금지를 주장하며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로 인해 큰 타격을 입어왔다고 주장한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해 공매도가 금지된 3월13일까지 공매도 물량의 비중을 보면 기관이 50%로 가장 높고, 외국인 49.2%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0.8%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반대에도 불구, 공매도가 재개되면 풍부한 자금력과 온라인 기반을 통한 조직력 까지 갖춘 '동학개미'들이 미국의 '로빈후드 개미' 처럼 실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에 맞서 공매도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지만,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력을 감안하면 상황은 좀 다른 것 같다"며 "국내에서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중심으로 이런 현상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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