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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확보' 쿠팡, 로켓배송 투자로 e커머스시장 판 흔든다 [coupang 뉴욕증시 상장]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4 18:27

수정 2021.02.14 18:27

기업가치 55조 '한국 아마존' 評
작년 매출 2배 늘고 적자는 줄어
활성고객 1480만명 재도약 기반
"쿠팡맨에 1000억 주식 나눠줄것"
'실탄 확보' 쿠팡, 로켓배송 투자로 e커머스시장 판 흔든다 [coupang 뉴욕증시 상장]
쿠팡의 미국 증시 입성이 가시화되면서 e커머스 시장에 일대 파란이 일 전망이다. 공격적 확장으로 10년 만에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쥔 쿠팡은 상장으로 확보한 '실탄'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특히 11번가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아마존, 네이버와 협업을 구상 중인 신세계 등과 맞물려 올해 e커머스 시장이 '제2의 격변기'를 맞았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매출 2배 성장, 상장 적기

14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신청서류(S-1)를 제출했다. 쿠팡의 보통주 종목코드는 'CPNG'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상장될 보통주 수량과 공모가격은 미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3월,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창업 초기부터 미국 나스닥 상장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쿠팡은 매년 경이로운 속도로 성장해왔지만 그와 비례해 늘어나는 적자가 맹점으로 지적돼 왔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음에도 쿠팡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돼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며 e커머스 시장의 확고한 기반을 다졌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S-1 서류에서 확인된 쿠팡의 실적을 보면 지난해 매출은 119억7000만달러(약 13조3000억원)로 2019년 7조1400여억원 대비 약 두 배(91%)가 늘었다.

적자 규모는 4억7490만달러(약 5257억원)로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지만 2019년(7205억원)보다는 2000억원가량 감소한 모습이다. 특히 2018년(1조1383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적자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한 셈이다.

주목할 대목은 e커머스 경쟁력의 최대 '가늠자'인 활성고객 규모다.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를 일컫는 활성고객은 지난해 4·4분기 기준 1480만명으로 2019년 4·4분기(1180만명)보다 25.9%가 늘었다.

■기업가치 최대 50조, 공격투자 예고

쿠팡의 상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알리바바 이후 최대 이벤트로 주목하고 있다. 쿠팡은 탄탄하게 다진 국내 기반을 발판으로 해외 진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를 위한 물류와 배송,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예고한 상태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5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미국 현지의 전망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팡의 기업가치를 500억달러(약 55조4000억원)로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쿠팡 상장을 최근 몇 년간 뉴욕증시에서 최대 규모의 외국기업 기업공개(IPO)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쿠팡은 창업 이후 최대 터닝포인트가 될 이번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확고한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쿠팡은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e커머스 시장이 세계 5위에서 올해 말에는 3위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급성장하는 시장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공격적 경영을 이어간다는 의미다.

S-1 서류에서 쿠팡은 성장을 위해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계속할 방침을 전했다. 쿠팡의 가장 큰 무기인 '로켓배송'에 힘을 더하고, 각종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도 한층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처우 논란이 많았던 배송직군에도 상장의 수혜를 나눠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범석 의장은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물류센터 근무자를 비롯해 '쿠친(쿠팡맨)' 등 배송직원들과 나누겠다고 했다.
현재 쿠친 등 쿠팡이 직고용한 배송인력은 1만3000명을 넘는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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