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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권, 시세 폭락에도 비트코인 취급 계속 검토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2 11:10

수정 2021.03.02 13:11

비트코인 이미지.로이터뉴스1
비트코인 이미지.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이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상자산을 주류 금융권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가상자산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의심하면서도 최근 시세 변동이 2017년 투기 사태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대형 금융업체인 씨티그룹은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에 대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언젠가 국제 무역 통화로 쓰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씨티는 “비트코인의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나 최근 상황을 보면 통화 잔고로 입증될 것 같다”며 “비트코인은 주류 금융권에 들어가거나 혹은 투기적인 내부 붕괴로 끝나는 상황의 분기점에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2일 5만8000달러(약 6502만원)를 넘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10일도 버티지 못하고 추락해 4만3000달러 부근으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거품 붕괴 이후와 비교했을 때 올해 들어 60% 뛰었고 전년대비 460% 올랐다.
씨티는 비트코인 가격이 2017년을 넘어가면서 80% 폭락하긴 했지만 올해 시장의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주류 금융권의 인식도 달라졌다. 현지 언론들은 1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 골드만삭스가 가상자산 거래 데스크를 설치한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8년에도 가상자산 데스크를 설치했으나 시세 폭락으로 업무를 사실상 멈췄다. 소식통은 골드만삭스가 이달 중순까지 가상자산 데스크를 설치하고 비트코인 선물 등 관련 상품을 판다고 예상했다.

지난 11일 마스터카드는 결제시스템에 가상자산을 일부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스터카드의 디지털 자산 부분을 이끌고 있는 라지 다모드하란은 “가상자산에 대한 당신의 의견이 무엇이든 디지털 결제가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가상자산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멜론은행도 같은날 고객들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자산을 발행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설 사업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 최대 전자결제 업체인 페이팔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비트코인 거래를 시작했으며 전기차 업체 테슬라 역시 이달 공시에서 대량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미 IT 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1일 발표에서 최근 비트코인 시세 폭락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매입량을 늘려 보유 금액이 40억달러(약 4조4760억원)수준이라고 알렸다.


씨티는 “기관 투자자의 진입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가 올라가긴 했지만 광범위한 가상자산 도입을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할 과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씨티는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본 효율성, 보험, 관리, 보안, 지속가능한 경영(ESG) 검토 등을 걱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을 동원해 컴퓨터 설비를 작동해야 하며 이미 가상자산 생산에 필요한 탄소 배출량은 뉴질랜드 전체와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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