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 상승.. 벌크선 운임도 덩달아 ‘탄력’ [원자재값 반등에 웃는 산업계]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2 18:23

수정 2021.03.02 18:23

조선·해운업계 호조
HMM, VLCC 3척 2430억 투자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 상승.. 벌크선 운임도 덩달아 ‘탄력’ [원자재값 반등에 웃는 산업계]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슈퍼사이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원자재를 운반하는 주요 운송수단인 벌크선 운임도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컨테이너 운임에 비해 상승세가 한풀 꺾인 듯 보였으나 곡물 등 원자재 공급은 줄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며 운반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수치로 지난달 25일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1700을 기록했다. 새해 들어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빠른 속도로 상승한 데 이어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1800을 웃돌던 BDI 지수는 지난 1월 말 1470까지 하락했지만 지난달 다시 1700대로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벌크선은 곡물, 철강, 석탄 등 포장하지 않은 원자재를 그대로 적재할 수 있는 화물전용선을 말한다.


실제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벌크선 운임비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해 중국 춘제 이후 원자재 가격의 강세와 함께 벌크선 운임은 27% 상승했다. 원자재 중에서도 당장은 곡물가격 상승이 눈여겨볼 만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곡물 사재기 영향에 이어 북미 한파 등 여파로 인해 곡물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이를 운송하는 벌크선 수요까지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4분기 전 세계 국제곡물가격은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국제곡물관측 3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38.9로 전월보다 0.9% 상승했다. 중국의 옥수수 수입수요 증가와 남미 파종 지연에 따른 생산량 감소 우려가 가격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또 한파 여파로 미국의 주요 곡물 기말재고량이 줄어들며 올해 1·4분기 곡물선물가격지수는 전분기보다 17.4% 오른 138.2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곡물뿐 아니라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기세가 단기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해운사들도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HMM은 최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 장기 용선에 243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HMM이 기존 사업에서 매출 기여도 90% 이상인 컨테이너선에 대한 추가 투자가 아니라 벌크선에 대규모 투자를 늘린 것을 두고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내린 결정으로 보고 있다.

조선사들도 올해는 벌크선 신조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부양책 통과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경기회복과 원자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선박 발주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