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종이처럼 말리는 광센서 개발, 전자피부 시장 선점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7 13:40

수정 2021.03.07 13:40

재료연구원 김용훈 박사, 국내 최초 개발
플라즈마 공정으로 낮은 온도에서 제작
패치형 전자 피부 시장 노려볼 수 있어
재료연구원 에너지전자재료연구실 김용훈 박사팀이 개발한 롤러블 근적외선 광센서 소재는 둘둘 말려도 이상이 없다. 재료연구원 제공
재료연구원 에너지전자재료연구실 김용훈 박사팀이 개발한 롤러블 근적외선 광센서 소재는 둘둘 말려도 이상이 없다. 재료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종이처럼 둘둘 말 수 있는 광센서 소재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 광센서 소재가 웨어러블 기기나 사람의 피부에 부착이 가능해 향후 패치 형태로 만든 차세대 신체정보 모니터링 플랫폼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에너지전자재료연구실 김용훈 박사는 롤러블 근적외선 광센서 소재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김용훈 박사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낮은 제조 원가를 통해,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분야의 해외 의존도 감소는 물론 수입 대체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이를 기반으로 패치형 전자 피부 시장 선점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고밀도의 대기압 플라즈마 공정을 이용해 2차원 나노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을 합성했다. 이때 합성된 2차원 나노소재의 두께는 불과 머리카락 두께의 1000분의 1 수준인 수 나노미터 두께다.

연구진은 여기에 센서 제작을 위한 간단한 전극을 만들었다. 외부에서 근적외선 파장의 빛(850㎚)이 광센서에 도달하면 2차원 나노소재를 통해 외부 광전류 신호로 전달된다.

이렇게 제작된 센서 소자는 기계적 구부림을 계속 가하거나 심지어 종이처럼 둘둘 말리더라도 전기적 특성을 잃지 않고 유지된다.

기존의 연구는 2차원 나노소재를 기계적으로 얇게 벗겨내거나 고온에서 합성 후 원하는 기판에 눌러붙여 프린팅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광반응성이 뛰어난 2차원 나노소재를 잘 휘어지는 기판 위에 직접 성장시킬 수 있는 저온 플라즈마 공정기술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10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손쉽게 고품질의 2차원 나노소재를 연속으로 합성할 수 있고 별도의 전사공정이 필요 없어 향후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건강 모니터링용 롤러블 광센서를 비롯해 다양한 디스플레이 및 차량 등에 적용 가능한 광대역 파장에서의 고감도 광센서 개발과 관련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나노스케일'에 지난 1월 14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한편,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약 520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인간의 피부에 간편하게 부착하거나 밴드와 같이 패치 형태를 지닌 광센서는 현재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중요한 핵심 부품이다.
향후 피트니스 및 웰니스 시장뿐만 아니라 건강 진단 및 치료, 원격 의료 등과 같은 분야에서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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