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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기술주, 약세장 진입...저가매수 시기일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7 07:10

수정 2021.03.07 07:10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나스닥 상장 당일인 2010년 6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나스닥거래소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나스닥 상장 당일인 2010년 6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나스닥거래소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비롯해 그동안 고공행진하던 기술주가 약세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지금은 저가 매수에 나설 시기가 아니라는 지적들이 나온다.

기술주 하락세를 재촉한 미 국채 수익률 상승 흐름이 아직 멈추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면 지난 10년간 기술주가 하락했을 때에는 서둘러 사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이득을 가져왔다며 늦기 전에 저가 매수를 서둘러야 한다는 낙관론도 만만찮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이하 현지시간) 투자자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기술주는 당분간 하락 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기술주 상승세 바탕이 됐던 낮은 금리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 속에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오전장 폭락세를 딛고 결국 1.6% 상승세로 마감했지만 테슬라, 또 테슬라 등 기술주 투자에 집중하는 유명 투자자 캐시 우드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승세에 편승하지 못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지속했다.

테슬라 주가는 5일 3.6% 급락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6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장중 낙폭이 13%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32% 폭락해 시가총액 2630억달러를 날렸다.

우드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 역시 하락세다. 운용규모 215억달러 규모로 우드의 주력 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이전 최고치 대비 주가가 25% 급락했다.

테슬라, 또 전체 운용자본의 10%를 테슬라에 투자하고 있는 아크 이노베이션 모두 약세장에 진입했다.

인베스코가 운용하는 청정에너지 펀드 역시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들어서는 하락세를 피하지 못한채 약세장에 들어섰다.

삭소뱅크는 기술주 거품론도 다시 들먹였다.

피터 가니어 삭소뱅크 주식전략 책임자는 "거품 주식들과 공격적으로 가격이 매겨진 상당수 미 생물공학 주식들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거품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약세장은 그동안 기술주 투자자들에게는 지분을 확대하거나 그동안 비싼 값으로 인해 미처 사들이지 못했던 종목을 사들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지금이 이같은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저가 매수 시기인지 여부다. 이는 현재 거의 전적으로 미 국채 수익률 흐름에 달려 있다.

국채 수익률에 따라 춤추는 기술주 흐름을 감안할 때 수익률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기술주 흐름 역시 달라질 수 있다.

기술주 흐름의 고삐를 쥐고 있는 국채 수익률은 그러나 당분간 상승세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 상원이 6일 진통 끝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1조9000억달러 추가 경기부양안을 1표차로 간신히 통과시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회복세를 타는 미 경제에 기름을 붓게 됐다. 이는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촉발할 것이란 전망을 강화시켜 미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기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국채를 매도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려왔다.

RBC의 상품전략가 에이미 우 실버맨은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헤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아크 이노베이션 등 고공행진하던 주식들의 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이득을 볼 수 있는 옵션들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크 이노베이션 풋옵션 계약이 사상최고를 기록한 반면 전반적인 시황을 반영하는 스테이트스트리트의 SPDR S&P500 펀드 풋옵션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풋옵션은 정해진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이득을 볼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하지 않으면 옵션 비용만 희생하면 된다.

그렇지만 모두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저가 매수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5일 오후장 들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다시 매수세가 몰린 것이 이같은 저가 매수세를 방증한다.

아크 이노베이션 주가가 그동안의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는 것 역시 이런 생각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펀드 추적 업체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아크 이노베이션의 주가수익배율(PER)은 22배로 전반적인 펀드들의 PER 2.5배의 9배에 육박한다.


당분간 기술주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금이 저가 매수 적기인지, 더 기다려야할지를 놓고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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