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쿠팡맨 숨진 날 관리직원도 숨졌다..미국 상장 차질 없을까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9 06:52

수정 2021.03.09 06:52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쿠팡 심야 업무를 담당하던 택배 노동자가 사망한 데 이어 쿠팡맨을 관리하든 40대 캠프리더(CL)도 비슷한 시기에 숨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쿠팡 측은 사망 직원의 과로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구로 배송캠프에서 쿠팡맨을 관리하는 캠프리더 A씨가 지난 6일 숨졌다. 배송캠프는 배송물품이 물류센터에서 가정집으로 가기 전 머무는 장소다.
A씨는 이날 오후 11시까지의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새벽에 쓰러졌다.

가족이 A씨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료들은 과로사를 의심했다. 쿠팡 측은 “해당 직원이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로사 등 내용은 아직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다”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은 송파 1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을 담당하던 이모씨(48)가 숨진 날이다. “남편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배우자의 신고를 받고 이씨가 거주하고 있던 송파구의 한 고시원으로 출동한 경찰이 이씨를 발견했다. 이씨는 쿠팡에 입사한 후 낸 첫 휴가에서 변을 당했다.

택배 노동자들은 “이씨의 사망 원인은 과로사가 명백하다”며 쿠팡 측의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족의 말에 따르면 고인은 휴가 당시 가족여행을 계획했지만 피곤하다는 말과 함께 여행을 미룬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한다.

진경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오늘 오전 9시에 진행한 부검에서 1차 소견으로 ‘뇌출혈이 발생했고 심장혈관이 많이 부어올랐다’는 내용을 받았다”며 “이는 과로사의 대표적인 병증”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면서 “사망 원인을 확인하는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덜어드리기 위해 모든 지원 노력을 아까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씨의 근무 상황에 대해 “지난 2월 24일 마지막으로 출근 이후 7일 동안 휴가와 휴무로 근무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 것”이라며 “지난 12주간 근무 일수는 주당 평균 4일이었고 근무시간은 약 40시간”이라고 했다.
쿠팡 측은 이어 “이는 대책위가 지난해 발표한 택배업계 실태조사 결과인 평균 주 6일, 71시간 근무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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