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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인줄 알았는데 지하에 싱크홀까지" 서학개미들 '패닉'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9 16:22

수정 2021.03.09 17:03

[파이낸셜뉴스] "바닥인줄 알았는데 지하가 있고 그 밑에 싱크홀까지 있네요", "해외주식 계좌보면 하염없이 슬픕니다. 오늘 밤도 잠은 다 잤네요."
미국 국채 금리가 또다시 급등하며 증시가 흔들리자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8일(현지시간) 2% 넘게 하락하며 조정장에 진입하자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기술주 주가가 조정받을 것이라는 예상과, 오히려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라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41% 떨어진 1만2609.16에 거래를 마쳤다. 2월 12일 고점(1만4095.47) 대비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스닥 지수가 조정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4.2% 떨어졌고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역시 각각 4.47%, 3.39% 하락했다.

서학개미들의 매수 상위 1위 종목인 테슬라는 5.84% 추락했다. 지난 1월 26일 고점(883.09달러)에 비해서는 36% 급락한 수준이다.

서학개미들의 매수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미국 기술주라는 점에서 손실 규모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 가운데 상위 10개 종목 중 8개 종목이 미국 기술주다. △테슬라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베스코 QQQ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이들의 보관규모만 169억 달러(약 19조8569억원) 수준이다. 전체 해외 주식 보관 금액(288억 달러)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최근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린 서학개미들이 늘어나면서 2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액이 전월 대비 35% 증가한 497억2950만달러(약 56조원)을 기록했다. 2011년 이후 월간 최대치다.

그러나 미 국채금리 상승세에 나스닥을 포함한 미국 증시가 흔들리면서 서학개미들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2월 15일 497억9083만달러에 달했던 미국 주식 보관잔액은 3월 5일 기준 437억3980만달러까지 줄었다.

이같은 나스닥 급락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 시장 전망은 엇갈렸다.

모건스탠리의 마크 윌슨 미국 주식전략가는 추가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당분간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가치주나 경기순환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러며 "특히 나스닥100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 전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월가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데이비드 태퍼 애팔루사매니지먼트 창업자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급등 사태를 야기한 국채 매도세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이 주식시장에 단기적인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마존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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