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년
일본의 탈원전 정책 현주소는
日국민 76%는 탈원전 찬성하지만
日정계는 원전 재가동으로 페달
3만명은 여전히 피난 생활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사회가 11일로 동일본 대지진 참사 10년을 맞이했지만, '탈원전이냐' '원전지속이냐'의 문제를 놓고 논란을 지속하고 있다. 그간 탈원전을 기치로 삼아온 일본 제1야당 조차 최근엔 방향을 트는 모양새를 연출하는가 하면, 과거 원전 정책에 열을 올렸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등 자민당 일부 원로그룹들은 이제라도 탈원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탈원전 정책 현주소는
日국민 76%는 탈원전 찬성하지만
日정계는 원전 재가동으로 페달
3만명은 여전히 피난 생활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지난 2월 서일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전 종료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보도 직후 발언의 진의를 놓고, 당내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에다노 대표는 같은 달 국회에서도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원전 종료에 대해 명확히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폐로를 포함한 원전을 제로로 하는 목표는 '100년 단위'"라고 발언했다.
지난 2017년 중의원 선거, 이후 2018년 원전 제로 관련 법안 제출 때까지만 해도 입헌민주당 에다노 대표는 모든 원전 즉각 중지 및 5년 내 폐로 등을 주장하며 탈원전 분야에 있어 아베 정권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더욱이 에다노 대표는 동일본 대지진 참사 당시, 민주당 간 나오토 정권의 관방장관으로 사고 수습을 총괄하며,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변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사히는 에다노 대표의 탈원전 기조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과의 통합 때였다고 한다. 탈원전을 반대하는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국민민주당 출신 의원들이 탈원전 기조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 여기에 입헌민주당을 지원하는 단체들 역시 고용 등의 문제를 들어 "원전 제로 발언에 신중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런 정치적 이유에 따라 입을 봉하게 됐다는 것이다. 야당 합당전 국민민주당에 있었던 와타나베 슈 입헌민주당 간사장 대행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원전 제로는 이상적이지만 전부 제로로 한다는 게 과연 현실적인가. 이상과 몽상은 다른 것이다. 에다노 대표는 현실을 솔직하게 말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고이즈미 등은 탈원전 주장
그런가하면, 2000년대 초반 자민당 정권을 이끈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원전 관련 주무부처 장관까지 지냈던 나카가와 히데나오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탈원전 관련 국제회의를 열어, 원전 정책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원전이 안전하고 싸고 깨끗하다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일본 국민 여론은 탈원전에 가깝다. 일본 여론조사회가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6%가 탈원전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일본 경제계는 정반대 입장이다. 일본 게이단렌의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은 최근 요미우리 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인류의 지혜인 원전을 잘 활용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입장은 일본 상공회의소 등 여타 경제단체들과 다르지 않다.
스가 정권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발표한 '그린 성장 전략'에서 2050년의 전력원 구성을 △재생에너지(해상풍력 등) 50~60% △화력·원자력 등 30~40% △수소·암모니아 10%로 배분했으나, 핵심인 화력과 원자력간 비율을 애매모호하게 제시한 것이다. 지난 2018년 기준 6%인 원전 비중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 10년이 지났으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처리 작업은 지속되고 있다. 폐로까지는 앞으로 30~40년. 이 보다 더 걸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 후 후쿠시마현에서는 16만명이 대피했으며 현재도 3만명 이상의 피난민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귀환 곤란 지역은 총 337㎢에 달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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