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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쟁탈전에 확률형 아이템 논란… ‘성장통’ 겪는 국내 게임사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5 17:34

수정 2021.03.15 17:34

넥슨 연봉인상 단행에 줄줄이 동참
수시 특채 등 고급 인재 확보 경쟁
득템 확률 공개에 이용자들 불만
국회서도 관련법 개정 발의 ‘압박’
국내 게임사들이 내부적으로는 인재 영입 쟁탈전, 외부적으로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또다시 성장통을 겪고 있다. 넥슨은 개발직군 신입 연봉을 5000만원까지 상향하고 재직 중인 직원들의 연봉을 800만원 일괄 인상하면서 게임사 연봉 인상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뉴스1
국내 게임사들이 내부적으로는 인재 영입 쟁탈전, 외부적으로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또다시 성장통을 겪고 있다. 넥슨은 개발직군 신입 연봉을 5000만원까지 상향하고 재직 중인 직원들의 연봉을 800만원 일괄 인상하면서 게임사 연봉 인상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뉴스1
국내 게임사들이 다시금 성장통을 겪고 있다. 몇년 전 게임업계의 과도한 노동 관행을 말하는 이른바 '크런치모드'로 홍역을 치렀던 게임사들은 올해 내·외부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연봉 인상과 맞물린 고급 인재 영입은 게임사들의 숙제로 부상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오랜 시간 국내 게임사들의 비즈니스모델(BM)로 자리잡은 확률형 아이템 논란 역시 국내 게임사들이 풀어야할 과제다.

■연봉 높이고 고급 인재 찾는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연봉 인상 행렬이 마무리를 지었다. 지난달 넥슨이 개발직군 신입 연봉을 5000만원까지 상향하고 재직 중인 직원들의 연봉을 800만원 일괄 인상하면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서 높은 실적에 비해 낮은 성과급이 문제가 됐던 당시 게임사 가운데서는 선제적인 조치였다.

넥슨이 연봉 인상을 단행하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동참했다. 넥슨에 이어 △넷마블 △컴투스 △게임빌 △크래프톤 △조이시티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등이 줄줄이 연봉을 인상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엔씨소프트까지 연봉 인상 대열해 합류하면서 전체적인 게임업계 연봉이 높아졌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연봉 인상은 고급 인재 확보와 직결된다. 과거 공장에서 찍어내던 것과 같던 방식의 게임 개발은 이제 더 이상 무의미해졌다. 크런치모드로 촉발된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요구는 주 52시간 도입으로 게임 개발이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으로 옮겨가게 만들었다. 막대한 자본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게임사들의 국내 시장 공략도 어느새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

국내 주요 게임사 중 고급 인재 영입의 화살도 넥슨이 먼저 쐈다. 넥슨은 이날부터 신규개발본부를 통해 대규모 특별 수시 채용을 실시한다. 프로그래밍, 게임기획, 게임아트, 프로덕션,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군에서 세자릿수 규모로 인재를 모집한다.

김대훤 넥슨 신규 개발 총괄 부사장은 "넥슨 신규개발본부는 다양한 신작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즐거움을 준비 중"이라며 "넥슨과 함께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 갈 우수한 인재들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통 BM 확률형 아이템 논란

국내 게임사들의 전통적 BM인 확률형 아이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래 전부터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의구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넥슨이 앞장서 주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모든 유료 확률형 아이템까지 확률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과 함께 논란도 층폭되고 있다.

넥슨이 가장 먼저 확률을 공개한 메이플스토리는 0% 확률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아이템 잠재능력 옵션인 '보보보'와 '방방방'은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해당 능력을 원해 아이템을 결제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모양새다.

넥슨이 지난 13일 진행한 마비노기 간담회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3일 오후 2시에 진행된 간담회는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이어졌다. 새벽 3시에도 간담회 생중계 접속자는 1만5000명에 달했다. 이용자들은 게임 내 능력치 강화 아이템인 세공도구의 확률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넥슨이 게임업계 맏형으로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정면 대응하면서 다른 게임사들의 첨여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중으로 확률혈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 등을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른 의원들도 비슷한 내용의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마비노기,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등을 '확률 장사 5대악(惡) 게임'으로 규정하고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을 추가 발의할 예정이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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