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中 '게임 빗장' 걸어놓은 사이… K-게임 지배력 높이는 텐센트 [韓-中 게임사 '불공정' ]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8 18:44

수정 2021.03.18 18:44

국내 게임사 지분 투자 활발
글로벌 유통망까지 영향력
한국 게임이 중국 문턱을 못넘는 사이 중국 인터넷·게임업체 텐센트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 국내 게임업계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게임사 지분에 적극 투자해 온 텐센트가 이번에는 네이버 게임 관계사 라인게임즈에 투자키로 한 것.

<본지 3월 15일자 18면 참조>

이와 관련, 국내 게임업계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중국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텐센트가 글로벌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K게임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란 방증과 함께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자본에 잠식될 것이란 우려가 함께 나온다.

특히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내 게임서비스 허가권)가 장기간 닫혀 있는 가운데 한국 게임사들은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 자본 잠식은 물론 인도 등 일부 국가가 중국 서비스의 이용을 금지하면서, 텐센트가 유통하는 한국 게임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텐센트, 라인게임즈에 500억 투자

18일 투자은행(IB)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19일 기업설명회(IR)에서 텐센트 등으로부터 받은 1000억원 규모 투자유치를 공식화한다.

텐센트가 500억원을 투자했으며, 코스닥 상장기업인 대유와 조광ILI가 각각 357억원, 152억원을 투자했다.

세계적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투자한 라인게임즈의 기업가치가 급상승할 것이란 기대감 속에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라인게임즈는 투자 유치 후 1조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게임즈가 2018년 당시 사모펀드 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당시 책정받은 4500억원에서 2년 만에 2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로 게임산업이 언택트 대표 수혜업종으로 부각된 데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에 성공하면서 네이버가 라인게임즈 힘 실어주기에 나선 모습"이라며 "더욱이 중국 최대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의 투자 유치를 받아낸 라인게임즈를 향후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대표 게임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비전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국과 중국 게임사 '불공정 우려'

텐센트는 이번 라인게임즈뿐 아니라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게임업계 지분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텐센트 100% 자회사인 한리버인베스트먼트가 넷마블 3대 주주(지분율 17.53%)이며, 크래프톤 지분 16.4%도 2대 주주인 텐센트의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또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4.37%를 갖고 있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이 만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전 세계 유통(퍼블리싱)도 맡고 있으며, 중국 출시 일정이 불투명해진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현지 유통도 텐센트게임즈가 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 지분은 물론 글로벌 유통망까지도 텐센트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복수의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라이엇 게임즈, 슈퍼셀, 블리자드 등에 투자한 것처럼 국내 게임사 개발력 등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분투자를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한국 게임의 중국행은 막혀 있는 상황에서 중국 자본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불공정한 시장 경쟁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경아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