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코로나 팬데믹이 바꾼 상권시장, 올해는 오피스보다 물류" [인터뷰]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1 17:28

수정 2021.03.21 17:28

황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대표
"온라인 '당일배송' 보편화에
도심형 물류창고 수요 늘어
오피스 형태 유연화·1인가구 늘며
도심형 스토리지도 새 시장"
쿠시먼앤웨이크필드 황점상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미래와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쿠시먼앤웨이크필드 황점상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미래와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올해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물류가 이끌 겁니다. 물류는 오피스보다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봅니다. 새벽배송, 당일배송, 3시간배송 등 배송 혁신으로 도심과 가까운 곳에 도심형 물류 창고 수요가 늘어나죠. 동시에 가구나 집기 등 1인 살림을 일정 기간 보관할 수 있는 '도심형 스토리지'도 각광받을 겁니다."

황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C&W) 대표는 21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이렇게 분석했다.
지난 2009년 대표직에 오른 황 대표는 12년째 C&W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길어야 3~4년이면 바뀌는 외국계 기업, 그것도 중개 업무를 주로 하는 이 업계에서는 거의 유례가 없다. 대표가 직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황 대표는 '중개'가 천직이라고 했다. 그는 "매도-매수 양측이 합의해야 성과가 나는 '100 아니면 0'의 룰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 "체험형 매장이 대세"

컨설턴트로 사회 생활 첫 발을 내딛은 황 대표는 LG백화점을 거쳐 2000년 C&W코리아에 원년 멤버로 입사했다. C&W는 전 세계 60개국, 400여 지사를 운영하는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회사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C&W는 반얀트리 서울이 된 남산 타워호텔 매각자문을 비롯해 판교 아브뉴프랑, 광화문 디타워, 원마운트몰 등 컨설팅 및 임대자문을 맡았다. 위워크를 비롯해 커피빈, 스타벅스, 자라 등 플래그십 임대차를 진행했다. 최근 '더현대서울'로 개장한 건축물의 초기 컨설팅도 황 대표 몫이었다.

황 대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체험형 매장이 좌우할 것으로 봤다. 그는 "대형 상권 메인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닌 체험과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역시 나이키·스타벅스·명품 매장 등 안정적인 전통 강호 브랜드들이 더욱 각광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 거품 논란에도 급격한 금리 인상만 없다면 부동산 등 대체투자 전망은 밝을 것으로 봤다. 황 대표는 "유동성이 빠지는 시점에 관한 논의가 회사 내부적으로도 아주 치열하다"며 "다만 현재는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아직도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국고채 등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금리가 아주 가파르게 오르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전망은 좋다"고 했다.

■도심형 물류사업 황금알 시장 전망

C&W코리아의 올해 중점 사업은 물류다. 황 대표는 "현재 자산 시장은 유동성이 굉장히 풍부하다"며 "최근에 놀랄 만한 분석 결과가 있었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여겨졌던 안정성 순위가 뒤바꼈다"고 했다.

그는 "원래 오피스>상가>물류 순으로 (수익)안정성이 컸다. 이 개념을 이 시장에서는 캡레이트로 표현한다"며 "캡레이트가 낮을 수록 감가상각이 덜해서 자산가치는 높다는 개념인데 올해에는 오피스보다 물류의 캡레이트가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C&W코리아는 이런 움직임에 재빨리 대응하고 있다. 세 팀에 흩어졌던 물류 중개 인력을 모아서 별도의 섹터 그룹을 만들었다. 추후 20~30명 수준으로 키울 예정이다.

그는 "물류라고 해서 아무데나 투자하거나 매각하면 안 된다"며 "데이터센터를 예로 들면 전력, 물, 광케이블 등 입지와 가치를 파악하고 이를 감안해 중개하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황 대표는 도심형 물류사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온라인 시장 성장으로 물류는 꿈틀댔다. 저녁에 주문한 것이 아침에 오려면 최종적으로 보관되는 장소들이 근접한 거리에 있어야 한다"며 "물류 용어로는 '라스트마일'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대형 물류가 갖고 있다가 중간에 그걸 받았다면 지금은 근접한 거리에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과 가까운 곳에 도심형 물류창고로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런 '도심형 스토리지'도 새 시장"이라며 "1~2인 가구 증가와 오피스 형태 유연화로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옮겨다니는 수요가 많이 발생하는데 계약 시차로 인해 가구나 집기 등 짐을 보관할 장소가 필요하다보니 없었던 수요가 창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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