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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남양주시 ‘이석영 랜드마크’ 7부능선 넘다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3 04:17

수정 2021.03.23 04:37

남양주 이석영 광장 조감도. 사진제공=남양주시
남양주 이석영 광장 조감도. 사진제공=남양주시

【파이낸셜뉴스 남양주=강근주 기자】 “만주와 상해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이석영(李石榮)이 2월16일 오후 2시 상해 불조계 아이배로(亞爾培路) 서가고교우(徐家庫僑寓)에서 사망하다. 유해는 상해 홍교로(虹橋路) 공동묘지에 안장되다.”

이는 동아일보가 1934년 2월28일 보도한 독립지사 이석영 부고 기사다. 독립운동 하다 중국 망명지에서 쓸쓸히 타계한 사실도 안타깝지만, 80대 노구를 이끌고 상하이 빈민가를 전전하며 콩비지로 연명하다 세상을 떠나 가슴이 더욱 아프다. 삼한갑족 후예로 1만여석 부호이던 이석영은 독립군기지를 개척하고자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1910년 12월 서간도로 망명했다. 이때 이석영 6형제는 행동을 같이했다.


이석영은 서간도에 경학사와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독립군을 양성했다. 대한제국 멸망 이후 독립전쟁이란 방책을 실천한 첫 시도다. 그러나 10여년만에 재산이 바닥나고 풍토병까지 돌자 이석영은 동생 이회영을 따라 베이징으로 갔다.

이석영은 베이징에서 끼니조차 잇기 힘든 생활고에 시달렸다. 1930년 이회영이 상하이로 거처를 옮길 때 이석영도 상하이로 가서 빈민가에서 지내다 한 많은 생을 마쳤다. 독립운동을 위해 집안 몰락도 마다하지 않은 이석영의 삶은 정의와 양심, 노블레스 오브리주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남양주시가 오는 26일 이석영광장과 Remember(리멤버) 1910을 개관한다. 이로써 독립지사 이석영 희생과 헌신을 기리며 남양주 나아가 대한민국 현재-과거-미래를 조망하는 랜드마크 조성작업이 7부 능선을 넘어섰다.

남양주시는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을 올해 1월14일 개관했고, 현재 이석영청년창업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뉴미디어도서관이 미래를 준비하고 청년창업센터가 현실 돌파구를 모색하고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은 올바르고 명징한 역사의식을 길러주는 터전이다.

이석영광장은 나라를 잃은 광무황제(고종)가 영면한 남양주 홍유릉 앞에 건립됐다. 무장독립운동 산실이자 광복군 초석이 된 신흥무관학교 설립을 위해 남양주시 화도읍 가곡리 토지 등 전 재산을 희사한 ‘이석영 선생 6형제 애국심’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추모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조광한 남양주시장 22일 Remember 1910 역사법정 설명. 사진제공=남양주시
조광한 남양주시장 22일 Remember 1910 역사법정 설명. 사진제공=남양주시
남양주 Remember 1910 독립지사 계단. 사진제공=남양주시
남양주 Remember 1910 독립지사 계단. 사진제공=남양주시
남양주 Remember 1910 친일파 수감감옥. 사진제공=남양주시
남양주 Remember 1910 친일파 수감감옥. 사진제공=남양주시
남양주 Remember 1910 컨퍼런스 룸. 사진제공=남양주시
남양주 Remember 1910 컨퍼런스 룸. 사진제공=남양주시

이울러 봉오동전투-청산리대첩 등 무장항일독립투쟁 주역인 신흥무관학교 출신 등 독립투사의 피와 땀과 얼을 이어받아 일제 식민지 아픈 역사를 극복하고 동북아 평화공존을 다짐하는 역사문화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Remember 1910’은 국권을 일본에 빼앗긴 경술국치가 일어나고, 이석영 6형제가가 국권 회복을 다짐하며 중국으로 망명을 떠난 1910년을 의미한다.

이석영광장은 98.2미터에 이르는 독립지사 분수길을 옆에 끼고 있다. 이석영 6형제가 건넌 압록강 길이를 1000분의 1로 축소한 거리다. 이 길을 걷다 보면 현재 대한민국이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 태어났는지를 절로 반추하게 된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이를 “해방전후사 인식을 모든 국민이 한 번쯤 읽었으면 싶다”는 말로 표현했다.

이석영광장 아래 조성된 Remember 1910은 △독립지사 계단 △역사법정 △친일파 수감감옥 △미디어홀 그리고 영석라운지, 컨퍼런스 룸, 베이커리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독립지사 계단은 남양주 출신 독립운동가 102명의 이름과 생몰연대가 박힌 적색 벽돌이 계단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역사법정은 청소년이 직접 검사-변호사가 되어 을사오적 등 친일파 죄상을 이해하고 대한독립 의미와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다듬는 공간이다. 판사석에는 이석영-이회영-이시영 형제 조각상이 서있다.

친일파 수감감옥은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가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와 중국 뤼순(여순) 감옥을 재현했다. 역사법정에서 심판 받은 이완용 등 친일파를 수감하며 해방공간에서 반민특위 활동과 해체 배경을 되돌아본다.


미디어홀은 관람객이 신흥무관학교 등 독립운동 관련 영상을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고, 청소년 및 일반 시민이 항일독립운동 자료를 검색하고, 주민자치단체 등이 회의 및 모임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시민친화공간으로 컨퍼런스 룸이 운영된다. 영석라운지 & 베이커리 카페는 관람객 누구나 편안하게 음악을 들으며 소통-화합을 나누는 열린 다용도 공간이다.


남양주 이석영 광장 조형물 '빛을 잇는 손'. 사진제공=남양주시
남양주 이석영 광장 조형물 '빛을 잇는 손'. 사진제공=남양주시

한편 대한독립을 위해 전 재산(2020년 기준 2조원 이상)을 희사한 이석영 선생 6형제와 대판민국을 빛낸 대표적인 위인 6명이 서로 손을 맞잡고 글로벌 시대를 선도해 가는 한민족 기상을 표현한 상징 조형물 ‘빛을 잇는 손’은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 상징성을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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