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물을 고소한 것에 격분해 전 연인을 흉기로 찌른 6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 받았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64)씨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정보공개 3년을 명령했다.
김씨는 2019년 12월20일 오전 8시50분께 서울 금천에 위치한 전 연인 A씨 자택 앞에서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A씨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에 격분해 A씨의 출근 시간에 맞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흉기로 찌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A씨가 자신을 무고했다고 생각해 위협하기 위해 흉기를 들고 간 것이며 김씨를 보자마자 A씨가 우산으로 때리고 밀쳐 당황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극심한 분노와 살해 의사를 기재한 유서와 메모를 수차례 작성했다. 자신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들이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흉기를 휘두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A씨가 우산을 이용해 방어하고 마침 집에 있던 B씨가 돕지 않았다면 A씨가 생명을 잃을 때까지 가해행위가 계속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살인의 고의가 있느냐는 것에 대해 1심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한 내용들이 항소심에서도 수긍이 간다"며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촬영 부분도 1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를 보면 피해자가 촬영에 동의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나중에 없애겠다는 조건 하에 동의했다고 봐도 지우지 않고 있어서 그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 진정한 동의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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