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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반도체 대책 회의…해결책 없이 끝나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3 11:19

수정 2021.04.13 11:19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루스벨트룸에서 화상으로 열린 반도체 공급 대책 회의에서 말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루스벨트룸에서 화상으로 열린 반도체 공급 대책 회의에서 말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백악관이 현재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반도체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한 회의를 개최했으나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채 끝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반도체를 늘려야 한다며 자신의 2조3000억달러(약 2589조원) 인프라 투자 예산안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1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회의에서 업계 대표들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시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인텔, TSMC, NXP 등 반도체와 미국 3대 자동차 기업, 구글 모기업 알파벳, 군수업체인 노스럽 그러먼 등 여러 업종에서 19개 글로벌 기업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미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주재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전 참가를 알려졌다. 지나 러먼도 미 상무장관은 화상으로 참가했다.

백악관은 회의전 성명에서 주요 발표나 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리 예고한터라 큰 기대는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서 “우리는 오늘날 필요한 인프라를 건설해야지 어제의 것을 보수해서는 안된다”라며 “중국과 세계는 기다리지 않으며 미국도 더 기다릴 이유가 없다”며 배터리와 함께 반도체에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자신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여기에 반도체 연구개발(R&D)과 생산 지원을 위한 500억달러(약 56조원)가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사용하는 반도체의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생산된다며 미국내 공급망 형성도 강조했다. 미 반도체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990년 세계 반도체의 37%를 생산했으나 현재는 12%로 줄어든 상태다.

AP통신은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업계 뿐만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으나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아이브스도 앞으로 3~5년뒤면 몰라도 현재로써는 반도체 부족을 당장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없으며 미국이 반도체를 아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이것은 문제의 극히 일부라고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부족으로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비대면 수업과 직장인들의 재택 근무 증가로 인한 노트북 컴퓨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그래픽용 칩 제조업체로 이번 회의 참가 대상은 아닌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 콜렛 크레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반도체 부족이 앞으로 더 수개월 지속될 것이며 올해내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초 일부 반도체 공장들도 한때 가동을 중단했다가 생산을 재개했지만 밀린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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