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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킹 메이커' 니카이 "도쿄올림픽? 무리라면 즉각 그만둬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5 14:01

수정 2021.04.15 14:06

아베, 스가 총리 만들기 1등 공신 
자민당 핵심 실세,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 언급 
스가-바이든 16일 정상회담서 윤곽 나올 듯 
5월 바흐IOC 방일시 최종 판단 나올 듯
日 5월, 변이 코로나 비율 80~90% 전망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AP뉴시스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킹 메이커'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15일 일본의 민영방송인 TBS에 출연해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오는 7월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해 "이 이상 도저히 무리라고 한다면, 즉각(주저없이)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니카이 간사장은 '아베·스가' 두 총리 만들기의 1등 공신으로 불리는 자민당 실세다. 여론의 동향에 동물적 감각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노련한 정치인이다.

그는 '올림픽 취소가 선택지에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 올림픽에서 전염병(코로나)을 만연시킨다면 무엇을 위한 올림픽인가"라며 "그것(취소)은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 개막 'D-100일'이었던 전날 예정대로 올림픽을 7월에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니카이 간사장의 '취소' 발언과 더불어, '포스트 스가' 유력 후보인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담당상은 이날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무관중으로 개최될 수도 있다"(TV아사히 출연)고 밝혔다.

올해 9월 차기 총리가 결정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전후해 일본 국회의원(중의원)총선이 실시된다. 그 어느 때보다 민심의 동향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시기다. 정권이 뒤집힐 가능성은 떨어지나, 의석 수는 크게 잃을 수 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일본 국민의 70%(각종 여론조사)가 7월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고 있어, 무리하게 밀어붙일 경우 역풍에 맞을 수 있다. 이미 도쿄올리픽, 패럴림픽 폐막 후 10월께 일본의 코로나 확산이 정점을 찍을 것이란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100일을 남겨둔 지난 14일 도쿄에 비가 내렸다. 한 남성이 우산을 쓰고, 도쿄올림픽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100일을 남겨둔 지난 14일 도쿄에 비가 내렸다. 한 남성이 우산을 쓰고, 도쿄올림픽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이미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올림픽 개막을 약 두 달 앞둔 5월 상순께면 일본의 코로나19 변이 확진자가 전체 신규 감염자의 80%이상이 될 것이란 분석 결과를 내놨다. 현재 일본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변이 코로나는 영국발 바이러스(N501Y형)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스즈키 모토이 감염역학센터장은 "이 속도로 가면 일본 국내에서도 5월 상순에는 대부분(의 감염이)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날 일본 전역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4312명으로 약 두 달 보름만에 4000명대를 넘어섰다. 일본 의사회 나카가와 토시오 회장은 "제4차 유행기(제4파)라고 생각한다"며 "조기에 긴급사태를 선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16일 스가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첫 대면 정상회담이 올림픽 개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올림픽에 가장 많은 선수단을 파견해 온 미국 대통령이 과연 도쿄올림픽 개최에 지지 의사를 표명할 것인가가 핵심 관전포인트다. 이어 5월 중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방문한다.
이 때 '올림픽 개최냐, 취소냐'의 최종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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