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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백신 망친 제약사 CEO, 사고 공개전 주식 대량 매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7 03:52

수정 2021.04.27 03:52

[파이낸셜뉴스]
존슨앤드존슨(J&J)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론19) 백신. 로이터뉴스1
존슨앤드존슨(J&J)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론19) 백신. 로이터뉴스1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행산하는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 최고경영자(CEO)가 악재를 공표하기 전 자사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비즈니스, 워싱턴포스트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이머전트가 J&J 백신 최대 1500만회분을 망쳤다는 발표가 나온 뒤 주가가 반토막 났지만 이 회사 CEO는 주가가 폭락하기 전 1100만달러어치 이상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J&J는 지난달 31일 이머전트의 볼티모어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 가운데 1500만회분 정도가 사용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업체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미 식품의약청(FDA) 검사 뒤 이머전트는 지난 16일 J&J 백신생산을 중단하고, 이미 생산된 백신은 검역시설에 격리 보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머전트의 백신 생산은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고, 주가는 이같은 악재가 공개된 뒤 폭락하고 있다.


CNN비즈니스는 그러나 로버트 크레이머 이머전트 CEO가 주가 폭락피해에서 자신은 빠져나왔다고 비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크레이머는 1월 15일~2월 26일 이먼전트 주식 9만7849주를 내다팔아 1110만달러를 챙겼다.

주당 93.49~123.45달러, 평균 113.73달러에 매각했다.

이머전트 주가는 지난 2월 9일 크레이머가 가장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한 이후 반토막 났다.

크레이머가 주식 약 10만주를 내던지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었다면 지금쯤은 주식 평가액이 그가 거둬들인 1110만 달러보다 약 500만달러 적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머전트는 크레이머 CEO의 주식 매각이 이미 지난해 11월 정해진 것으로 백신 불량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크레이머는 11월 이전에 이미 백신 생산시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달초 볼티모어 공장 생산 문제는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도한 바 있다.

크레이머가 볼티모어 공장 문제를 주식 매각 계획 수립 전에 미리 알았고, 사실상 내부정보를 이용해 내부자거래에 나섰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크레이머는 1월부터 자신이 보유한 이머전트 지분 상당분을 매각하기 시작해 지금 잔여 지분은 16만3147주 수준이다. 지분 3분의1을 한달여 동안 모두 팔아치운 것이다.

크레이머의 신속한 대응이 결과적으로 도덕성 문제는 빼더라도 금전적으로 현명한 판단이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머전트의 생산 차질 문제가 해결되면 주가가 다시 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모더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의료책임자(CMO)도 지난해 5월 백신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30% 급등한 뒤 지분 약 3000만달러어치를 매각한 바 있다.

이들이 주식 매각한 뒤 주가는 잠깐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모더나가 주요 백신 공급업체로 자리잡은 뒤 주가는 이전에 비해 2배 넘게 폭등했다.
이들이 3000만달러에 매갹한 지분 가치는 지금 6360만달러가 넘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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