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서동화 교수팀, 특정 무질서 암염소재 사용
리튬비율 높여도 수명 단축 없음을 실험으로 증명해
리튬비율 줄여도 용량 유지하면서 수명은 2배 늘어
리튬비율 높여도 수명 단축 없음을 실험으로 증명해
리튬비율 줄여도 용량 유지하면서 수명은 2배 늘어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서동화 교수팀이 특정물질을 양극 소재로 이용해 리튬 배터리의 용량을 최대 50%이상 늘렸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특정 소재가 기존의 '리튬 과잉 조성' 원리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최초로 알아낸 것이다.
함께 연구한 캐나다 맥길대 재료공학부 이진혁 교수는 "리튬 함량은 줄이면서도 고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특정한 무질서 암염 소재가 새롭게 밝혀져, 고가의 배터리 양극소재를 값싼 무질서 암염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무질서-암염 양극재(disordered rock-salt cathode)는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 소재의 일종으로, 양극물질 안에 리튬과 전이금속 양이온이 무질서하게 배열돼 있는 소재다. 암염(소금)의 원자 배열 구조와 비슷해 무질서-암염 양극재라 불린다.
연구진은 코발트 대신 망간 기반의 무질서-암염 양극재를 이용해 실험했다. 그결과 리튬의 비율을 높이지 않고도 배터리 용량을 g당 250㎃h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망간, 바나듐과 같은 특정 금속 기반 무질서 암염 소재는 리튬 함량을 줄여도 고용량 전극의 성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며, 수명은 기존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서동화 교수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 증가로 값싸고 용량이 큰 배터리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무질서 암염 소재가 상용화 된다면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발트, 니켈 같은 고가 희귀금속이 다량 포함된 양극재는 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 가격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값싸고 매장량이 풍부한 망간, 철 등이 많이 포함된 무질서-암염 소재가 새로운 양극재로 주목받고 있다. 상용소재 대비 용량도 30~50% 이상 커 전기차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을 저장할 대용량 배터리 소재로도 적합하다.
하지만 무질서 암염 양극재의 짧은 수명은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이 양극 소재의 고용량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일반 양극재보다 리튬 함량을 높게 설계해야만 했다. 그런데 소재 내 리튬 함량이 높으면 불안정한 산소가 전극 밖으로 잘 새나가 배터리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를 이진혁 교수, 미국 MIT 쥐 리 교수와 함께 진행해 에너지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6일자로 공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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