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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 로봇기술로 맞춤 재활… 대학병원 러브콜 쇄도 [인터뷰]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0 17:58

수정 2021.05.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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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
국내 기술로 재활로봇 시장 개척
착용형 로봇 '엔젤렉스 시리즈'
보행의도 감지 관절 보조력 계산
뇌졸중 등 편측마비환자도 효과
세계 유일 로봇기술로 맞춤 재활… 대학병원 러브콜 쇄도 [인터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국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웨어러블(착용형) 재활로봇 시장을 개척하는 업체가 있다. 설립 4년만에 독보적인 기술확보와 성장잠재력을 인정받아 대형병원들이 제품을 찾고 있는 엔젤로보틱스이다. 이 업체는 뇌졸중 등으로 몸에 마비가 온 환자를 위한 웨어러블 재활로봇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환자가 착용하면 로봇이 근력을 보조해 재활을 돕는 장치다. 편측마비환자를 위한 세계 유일 로봇 보조 기술력 등으로 로봇을 세부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맞춤 재활이 가능하다.

■대형병원서 잇딴 러브콜

10일 서울 성수동 아크밸리지식산업센터에서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를 만났다.


공 대표는 "기존 보행로봇은 완전마비 장애인을 걷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엔젤로보틱스는 환자의 마비된 부분만 맞춤형으로 로봇이 돕는 기술을 갖고 있다"며 "뇌졸중 등으로 편측마비환자는 신체 한쪽만 마비가 있다. 마비가 진행된 반쪽만 힘을 주는 세계 유일 기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젤로보틱스의 기술은 앱을 통해 로봇이 보조하는 힘을 세분화시켜 세팅하는 것도 가능하다.

엔젤로보틱스는 2017년 2월 설립된 웨어러블 로봇 기업이다. 지난해 7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아기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으로 선정돼 정부의 전방위 지원을 받고 있다. 올해 국제 사이보그 올림픽에서는 전동형 외골격 종목부문 금메달과 동메달을 기록했다. 자체 생산공장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획득하는 등 높은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젤로보틱스의 착용형 보행훈련로봇은 △의도파악 기술 △보행보조 앱 기술 △정밀한 구동기 제어 기술 △치료사를 위한 데이터 관리 기능 등이 핵심기술이다. 마비 환자가 걸으면 로봇 관절의 11개 센서가 움직임을 관찰해 보행 의도를 감지한다. 이를 통해 각 관절에 필요한 보조력을 계산한다. 모터 제어기술을 통해 기존의 관절 움직임을 구속하는 방식이 아닌, 환자의 부족한 힘을 보조해 재활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앞서 엔젤로보틱스는 재활을 3단계로 나눠 맞춤형 제품군을 선보였다. △병원용 재활로봇 '엔젤렉스M' △가정용 재활로봇 '엔젤렉스H' △일상생활 및 로봇보행보조기 '엔젤슈트'(하지불완전마비), '워크온슈트'(하지완전마비)다. 3개 제품군 중 엔젤렉스 시리즈가 핵심이다. 엔젤렉스는 각 관절 별 상태에 따라 보조력을 20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재활훈련 기록 조회 및 분석이 가능한 보행재활치료용 의료기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해 9월 인증을 받았다.

공 대표는 "환자 중에는 걷는 건 가능하지만 앉고 일어서기를 못하는 경우 등이 있다. 엔젤렉스는 계단, 스쿼트 등 6개 동작 모드를 재활치료사가 앱으로 조정할 수 있어 다양한 재활훈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엔젤렉스가 도입된 곳은 세브란스병원이다. 올해 15개 재활병원에 엔젤렉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상반기 중에는 서울삼성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등에 10대가 공급될 계획이다. 엔젤렉스 1대 가격은 약 1억원이다. 공 대표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엔젤렉스를 도입해 월 200건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 재활치료를 1000여건 진행했다"고 말했다.

■해외서 의료기기 인증 추진

엔젤로보틱스 올해 매출 목표는 25억원이다. 직원 42명 중 연구인력이 45% 정도다. 아직 웨어러블 재활 로봇 시장은 초창기지만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알바트로스, 현대기술투자,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시리즈A 97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액은 총 130억원에 이른다. 투자금은 국내 로봇 제조 공장 구축 등 인프라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엔젤로보틱스는 올해 해외진출도 계획 중이다.
엔젤렉스 말레이시아 의료기기 인증을 추진하고 있고, 연내 대한재활 말레이시아병원에 엔젤렉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공 대표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내부적인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며 "올해는 발목만 보조하는 재활 로봇 등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병원용 외에도 개인용 재활 로봇 서비스에 대한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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