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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위기 골든글로브, 톰 크루즈 트로피 몽땅 반납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1 12:41

수정 2021.05.11 15:21

NBC, 내년 시상식 중계 안하기로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미국영화 ‘미나리’를 영어 대사가 적다는 이유로 외국어영화로 분류해 업계의 비난을 자초했던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1944년부터 주최한 이 시상식은 그동안 부정부패 의혹과 인종·성차별 논란을 야기해 비판을 받아왔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골든글로브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HFPA는 아카데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합법화된 조직"이라며 "영화계가 이젠 HFPA로부터 한발짝 물러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25년간 이 시상식을 중계한 NBC 방송은 급기야 내년에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톰 크루즈는 아예 자신이 수상한 총 3개의 골든 글로브 트로피를 반환하며 '보이콧 흐름'에 합세했다.

NBC 방송은 10일 HFPA가 최근 발표한 개혁안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HFPA가 제대로 변화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할리우드 제작사 라이온스게이트와 텔레비전 네트워크 스타즈는 NBC의 결정을 환영하며 “우리는 HFPA가 회원, 구조 및 기존 관행을 바꿀 때까지 업계 동료들과 뜻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의 제작사 워너브러더스 역시 성명을 내고 골든글로브의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논란 등을 지적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100여 개 영화홍보대행사도 보이콧 방침을 밝혔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는 회원이 87명에 불과했는데, 이중 흑인 회원은 단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HFPA는 또한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급했는데, 2019∼2020년 지급액만 한화 22억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HFPA 이사회는 업계의 보이콧 방침에 서둘러 개혁 일정을 공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2021년 8 월까지 최소 20명의 신규 회원을 추가하고 18 개월 동안 회원을 50 %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규 회원의 투표 1년 유예 취소" "성교육 프로그램 이수” 등 여러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혁안이 과연 시대의 흐름이나 업계의 기대에 부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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