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조현병 치료약 부작용 '비만'을 막았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7 13:00

수정 2021.05.17 12:59

KAIST,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 뇌 속 식욕억제 물질 줄여
실험쥐에 조현병 치료약·식욕억제약 함께 먹여 비만 막아
신경세포. 게티이미지 제공
신경세포.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제 공동 연구진이 조현병 환자에 처방하는 약물이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을 밝혀냈다. 또한 연구진은 조현병 걸린 실험쥐에 처방약과 식욕 억제 약물을 함께 먹인 결과 조현병 치료 효과를 내면서도 비만까지 예방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손종우 교수팀이 조현병 치료에 쓰이는 약물 때문에 비만이 발생하는 원인을 알아냈다고 17일 밝혔다.

손종우 교수는 "조현병 약물을 처방받는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비만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줘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를 높이고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은 조현병, 양극성 장애 및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되고 있다. 이 약물은 정형 항정신병 약물과 비교해 운동계 부작용이 적으나 과도한 식욕과 비만을 유발한다.


연구진은 실험쥐에게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인 리스페리돈이 섞인 먹이를 먹였다. 이 실험쥐는 식욕이 증가해 몸무게가 늘고 비만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이 실험쥐를 이용해 리스페리돈이 신체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살펴봤다. 분석결과 이 약물이 쥐 뇌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반응을 감소시켰다.

또한, 조현병에 걸린 실험쥐에 리스페리돈과 식욕억제 약물을 함께 먹였다. 그결과 항정신병 치료효과를 유지하면서도 비만을 예방했다.
연구진이 먹인 식욕억제 약물은 '세트멜라노티드'로 지난해 11월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현재 몇 가지 유전적 요인에 의한 비만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손종우 교수는 "리스페리돈이 시상하부 멜라노코르틴 반응성을 저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 현상이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도 적용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이 부분에 관한 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유은선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첸 리우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실험의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218권 7호에 지난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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