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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치솟는데 월세까지… 대치동 1년새 두배 뛰었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7 18:15

수정 2021.05.17 18:15

임대차법 이후 전셋값과 동반상승
4월 월세지수 105.5로 역대최고
물량마저 부족해 서민들 주거부담
물가 치솟는데 월세까지… 대치동 1년새 두배 뛰었다
#. 자녀 교육 문제로 올 여름방학 서울 대치동으로 이사를 계획하던 김모씨 부부는 최근 월세를 구하려다 반포기상태에 이르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증금 5억원에 120만원 정도에 거래된 아파트에 입주하려고 자금계획을 짜놨는데, 현재 매물은 보증금 5억원에 월세가 24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1년 만에 2배가 뛴 월세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지면서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로 눈을 돌려야 할지, 학군지 이사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9개월 새 월세가격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이 주거비 부담에 허리가 휘고 있다.

17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역 주요단지의 월세가격이 전년동기보다 2배 이상 급등한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아이파크(59㎡)의 경우 현재 보증금 8억원에 15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는데, 이는 전년동기 보증금 7억7000만원에 월임대료 60만원에 실거래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임대차법 영향으로 계약갱신청구 사례가 증가하면서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 어쩌다 매물이 나올 경우 높은 금액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오른 전세가격에 맞춰 월세도 자연스레 올랐는데, 이동이 많은 여름방학에 가까워질수록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포구 역시 월세가 2배 이상 뛴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59㎡)의 경우 보증금 4억원에 월임대료 13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올해 초에 보증금 4억원에 월임대료 6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4개월 새 월세가 70만원 올랐다.

아현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임대차2법 시행 후 전세가가 급등하고, 이후 월세가 따라올랐다고 보면 된다"면서 "최근에는 종합부동산세 등 오른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전세에서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집주인들이 일단 금액을 높게 올려두고 조정을 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이후 KB아파트 월세지수도 지속 상승 중이다. 지난달은 월세지수가 역대 최고수준인 105.5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임대차2법 이후 월세가속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간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12만2398건으로 이 중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는 4만1903건으로 전체의 34.2%에 달했다. 임대차법 시행 전 9개월간보다 5.8%포인트나 월세 비중이 상승한 것이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리서치팀장은 "보통 전세가격이 오르면 월세가격도 따라 오르는데 올 하반기는 공급이 부족한 만큼 전월세 동반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대치동같이 학군지 등 꼭 가야만 하는 수요가 있는 인기 지역일수록 전월세 상승세는 다른 지역보다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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