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디지털 사업 옥석가리기 나선 은행… 핀테크와 진검승부

이용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0 18:31

수정 2021.05.20 18:31

사업성 낮은 서비스 과감히 퇴출
신한, 경조사비 이체서비스 종료
우리도 모바일 메신저 사업 정리
신규 금융서비스로 고객 잡기
신한, 연말 배달서비스 도전장
하나도 넷마블과 신규상품 출시
디지털 사업 옥석가리기 나선 은행… 핀테크와 진검승부
시중은행들이 경쟁력을 잃은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구조조정을 나서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일부 종료하는 디지털 금융서비스들은 도입 초기엔 혁신적이었지만, 핀테크·빅테크기업들이 금융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력을 잃은 게 대부분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일부 경쟁력이 낮은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솎아내는 동시에 신규 금융서비스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핀테크·빅테크와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력 잃은 디지털 서비스 퇴출"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7월 28일부터 사용량 저조와 업체와의 제휴 종료로 '경조사비 이체 서비스'를 중단한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 2015년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을 방문한 고객이 현장에 설치된 단말기에서 신용카드, 현금카드를 이용해 혼주나 상주에게 경조사비를 이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됐다.

당시에는 경조사비를 내는 고객이 미리 현금을 준비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바로 납부할 수 있어 편리했다.
이를 받는 혼주나 상주 역시 경조사비 분실이나 도난위험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핀테크·빅테크가 등장하면서 경조사비 이체 서비스는 매력을 잃게 됐다. 토스를 필두로 핀테크기업들이 잇따라 무료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것. 신한의 경조사비 이체 서비스가 혼주나 상주가 경조사비 입금용 신한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하는 것도 한계로 작용했다.

시중은행들과 금융결제원이 공동으로 선보인 '뱅크월렛'도 마찬가지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30일 종료됐다. 이 서비스는 지난 2013년부터 16개 시중은행이 은행 간 간편송금, 결제 기능을 제공했다. 초기에는 타행 간 송금을 무료로 제공하다 후에 각 은행별 수수료 체계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핀테크가 앱을 통해 무료 송금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뱅크월렛의 사용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던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2016년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을 출시했다가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서비스를 종료했다. 모바일뱅킹과 메신저 기능을 합친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서비스지만, 카카오페이와 연동한 카카오톡의 벽을 넘진 못했다.

■"핀테크와 디지털 경쟁 쉽지않아"

무엇보다 시중은행들은 경쟁력을 상실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하나씩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시에, 자사 앱을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즉, 배달의민족, 쿠팡이츠처럼 배달 기능을 추가하고, 게임사와 제휴를 맺고 말랑말랑한 금융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이다.

그일환으로, 신한은행은 12월 출시 목표로 배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 최근 신한은행은 넥슨과, 하나은행은 넷마블과 업무 제휴를 맺었다.
금융은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고객에게 있는데, 게임 형식의 고객 친화적 형식으로 고객의 진입 장벽을 더욱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금융업권에서는 시중은행이 디지털금융서비스에 있어서 핀테크와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태생적으로 다른 핀테크와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가기는 어려워보인다"며 "올 하반기에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은행과 핀테크간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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