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반대매매 하루 300억 이상, 빚투 개미들 경고음 커졌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0 18:40

수정 2021.05.20 18:40

위탁매매 매수금 4778억
5일만에 2배 가까이 늘어
신용거래 융자잔고도 23조
반대매매 하루 300억 이상, 빚투 개미들 경고음 커졌다
최근 코스피 등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투자'에 해당하는 신용융자와 증거금에 의지해 투자하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4778억원에 달했다. 지난 11일 위탁매매 미수금이 2599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5거래일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위탁 매매 미수금은 일정 수준의 증거금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거래를 말한다.

투자자가 특정 주식 매수 후 3거래일째 사들인 주식에 해당하는 금액을 결제하지 못하면 증권사에서 주식을 강제로 하한가에 매도 주문을 낸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빚투자'에 해당하는 신용거래 융자잔고도 지난 12일 이후 23조원선을 가리키고 있다. 신융융자 잔고는 연초 19조원대였으나 매달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주가가 향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무리한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하면서 이달 13일부터 3거래일 연속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300억원을 넘어가고 있다. 특히 14일 하루 동안에만 반대매매 규모는 360억원 수준을 넘어갔다. 통상 하루 반대매매 규모가 100억~200억원 안팎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반대매매가 늘면 주가 하락을 초래해 미수거래자들이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깡통 계좌'가 속출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반대매매는 증거금에 기대 투자금을 늘리거나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한 개미들의 피해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최근 주식시장은 테이퍼링 이슈, 공매도 이슈 등으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 3100선에서 이달 10일 3200선까지 회복했지만 현재 3100선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지난달 1000선에서 거래됐으나 지금은 97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4일 기준금리 조기인상 가능성을 시장에 던지면서 증시 변동성은 확대된 분위기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시적인지 여부는 향후 데이터로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경계감을 빠르게 해소하긴 어려울 것 같다.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갈 곳을 잃은 돈은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리고 있다.
MMF 설정액은 이달 처음으로 170조원을 넘었다. 이달 17일 기준 MMF는 178조원을 가리키고 있다.
이달 초 MMF 설정액이 156조1252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보름 만에 20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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