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연기금, 12개월만에 순매수 전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4 18:16

수정 2021.05.24 18:16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이 월별 기준으로 12개월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연기금의 매수우위 전환을 놓고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지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올해 연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고려할 때 순매수세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 시장에서 23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연기금은 지난해 5월 5142억원의 순매수 이후 12개월 만에 매수우위를 기록하게 된다.

연기금의 매수우위는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전략적 자산배분(SAA) 이탈 허용범위 확대 결정 이후에 나타난 것이어서 매수세 확대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국내 주식에 대한 전략적자산배분(SAA) 이탈 허용 한도를 현행 ±2%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1%포인트 확대키로 결정했다. 산술적으론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최대 허용 범위가 18.8%에서 19.8%로 늘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올해 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이 16.8%인 것을 고려하면 매수우위 지속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연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은 21.2%인 상황이다.

실제 국민연금은 이달 들어서도 주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해서는 팔자세를 이어갔다. 국민연금은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삼성전자와 LG화학, 포스코 주식을 매각, 지분율을 줄였다.

지난 12월 말 10.69%이던 삼성전자 비중을 지난 4월 말 9.99%까지 줄인 국민연금은 이달에도 매도세를 지속, 9.69%까지 줄였다. LG화학 지분은 9.15%에서 8.15%로 줄였고 포스코 지분은 11.72%에서 11.11%으로 줄였다.

기관들의 큰손에 해당하는 연기금들의 순매수세에 증시 기대감이 나오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테이퍼링, 기준금리 이슈 등 매크로 변수에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국 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여러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금리 조기인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불확실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시장은 테이퍼링 등 매크로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4·4분기에 테이퍼링 가이던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주요 중앙은행들도 빠르면 오는 6월부터 테이퍼링 논의에 착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식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연기금의 매도세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6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미국계 자금은 올해 들어서도 5조300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캘퍼스(CalPERS) 등 미국 연기금이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으로 주식 자산의 비중이 커지면서 일부 주식을 이익실현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연기금의 주식 자산 비중 축소가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글로벌 연기금의 주식 자산 매도 부담은 상당 부분 줄어들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것은 신흥국 자산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외국인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해 미지근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