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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文·4대그룹 총수 회동, 반기업정서 털 기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30 19:45

수정 2021.05.30 19:45

미래산업 키울 규제혁파에
정부·기업 한 목소리 낼 때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2019년 1월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참석 기업인들과 본관 앞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문 대통령 뒤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보인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2019년 1월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참석 기업인들과 본관 앞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문 대통령 뒤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보인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내달 2일 삼성·현대차·SK·LG 4대 그룹 총수와 오찬 간담회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와 별도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가 4대 그룹을 콕 찍어 초청한 이유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44조원대 대미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한 격려 성격이 짙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생큐"를 세 번 연발할 만큼 4대 그룹의 대미 투자계획은 한·미 동맹을 더 끈끈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페이스북에 한·미 정상회담을 요약한 동영상까지 올리며 "철통같은 동맹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성과가 얼마나 좋았던지 한·미 양 정상이 정상회담 1주일이 지난 후에도 덕담을 주고받은 것이다. 이번 간담회에선 바이든 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배터리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경제이슈가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지금 글로벌 국가들은 정부와 기업 협력 강화가 대세다. 바이든 정부는 인텔 등 자국 기업에 힘을 실어준다. 기업이 투자하면 세금을 깎아주는 등 각종 파격적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TSMC는 대만 정부의 전폭적 지원 속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강자로 우뚝 섰다. 유럽연합(EU)·중국·일본도 반도체 독립을 선언하고 자국 기업 키우기에 사활을 걸었다.

한국은 메모리 분야 세계 1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품고 있다. 전기차 세계 1위를 꿈꾸는 현대차와 배터리 강자 LG에너지솔루션도 보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을 방문,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반도체 강국을 위해 기업과 일심동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은 반도체특별법 9월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에 전기차·배터리를 더해 아예 '미래산업지원법'으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나같이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쳐야 하는 내용이다.

재계는 최저임금 인상·노조법 통과·기업규제 3법 처리 등 문재인정부 들어 확산된 반기업 정서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반전되길 바란다.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 2017년 7월 청와대로 주요 기업인들을 불러 호프미팅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기업이 잘돼야 나라 경제가 잘된다"며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하여'를 건배사로 외쳤다.
모처럼 마련된 4대 그룹 총수와의 간담회가 정치적 이벤트에 그쳐선 안된다. 문재인정부 임기가 딱 1년 남았다.
해묵은 반기업 정서를 떨어내고 화끈하게 기업규제 혁파를 약속해주면 기업으로선 더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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