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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 빠진 자리 가져오자" 삼성-애플 맞붙었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31 18:26

수정 2021.05.31 18:26

애플, 추가보상 15만원 내세우며
이례적 행보로 갤럭시에 견제구
삼성도 동일한 액수 지급 약속
국내시장 어떻게 재편될지 촉각
LG전자의 모바일사업 철수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 재편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애플이 '추가 보상금'이란 이례적 행보로 견제구를 던졌다. 이에 삼성전자도 추가 보상금 지급을 약속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5월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빈자리를 놓고 삼성과 애플이 맞붙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LG전자 LTE·5G 스마트폰을 한달 이상 사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중고폰 추가 보상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이동통신 3사가 운영하는 중고 보상프로그램과 별개다.


애플은 오는 9월 25일까지 LG전자의 LTE·5G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자사 아이폰 시리즈로 교체한 사용자에게 일정 수준의 중고가와 추가 보상금 15만원을 지급한다. 교체 가능한 애플 모델은 아이폰12, 아이폰12미니 두가지다.

애플의 타사 모델에 대한 중고 보상정책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한국에서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견제에 들어갔다. 지난 5월 7일부터 들어갔던 중고 보상프로그램의 대상을 넓히고, 추가 보상금도 7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려 애플과 같은 금액을 책정했다.

LG전자가 오는 7월 모바일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삼성전자가 LG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거 흡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데다 LG 스마트폰이 중저가에 포진해 있어서다. 프리미엄시장에 집중된 애플보다 보급형을 갖춘 삼성전자가 유리하다는 평가였다. 삼성전자도 A시리즈보다 저렴한 M시리즈를 내놓는 등 중저가폰 시장을 빠르게 늘려갔다.

여기에 이통업계에서 진행한 LG전자 'V50씽큐' 중고폰 가격보장 프로그램 가입자의 약 80%가 삼성전자 갤럭시 단말기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타사 모델 보상책은 삼성전자가 LG폰 이용자를 대거 흡수해 시장을 독점하는 것은 막아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가 65%, 애플 21%, LG전자는 약 13%다. 삼성전자가 LG폰 소비자를 대부분 흡수하면 국내 시장점유율은 80%에 육박하게 된다. 반대로 애플이 LG폰 소비자를 흡수하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30%포인트대로 좁힐 수 있다.

한편 LG폰 공백으로 일선 휴대폰 판매 대리점에 불똥이 튀었다.
해마다 연초에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출시되고 이어 LG전자 신제품이 연달아 출시되며 공시지원금을 잇따라 받던 대리점들에 LG전자의 공시지원금이 없어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추진됐던 분리공시제는 유통 과정에서 제조사 간 지원금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철수로 이번 단통법 개정안에서 빠졌다.


고낙준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은 "LG전자의 단말 철수 이후 시장이 어떻게 변할까가 핵심"이라며 "분리공시제 외에 다른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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