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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고위 관계자 "노동시장, 보기보다 빡빡하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2 04:49

수정 2021.06.02 04:49

[파이낸셜뉴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2013년 8월 2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2013년 8월 2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미 노동시장이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는 더 빡빡하다(tighter)고 말했다. 빡빡한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본격화하는 요인인 임금 상승을 부르기때문에 이럴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완화 감축, 테이퍼링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

불러드 총재는 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통계로는 비농업부문 실업자 수가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800만명 적은 것으로 나와있지만 다른 지표들로 보면 노동시장은 정상 수준에 훨씬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불러드는 "노동시장이 상당히 빡빡하다는 해석을 해야만 한다는 판단으로 나 자신이 기울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나설수밖에 없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보너스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직원을 구하지 못해 다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고 말했다.

불러드는 연준이 지금의 빡빡한 노동시장 상황을 들여다보도록 자신이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면서 구인대비 실업률 같은 고용지표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불러드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2월 0.8까지 낮아졌던 구인대비 실업률은 지난해 최초 봉쇄 당시 5까지 올랐지만 지난 3월에는 다시 1.2로 떨어졌다.

구인공고를 냈지만 충원하지 못한 경우를 감안하면 실업률이 지표로 나타나는 것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불러드는 "노동시장에서 기대되는 점에 관해 재고해야 한다"면서 기업들은 실제로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러드는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가장 오래된 위원 가운데 한명이다. 다만 올해에는 FOMC내 표결권이 없다.

그는 연준내에서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확인했다. 지난달 연준은 4월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 간에 테이퍼링 논의 개시 시점에 관한 얘기들이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백신 접종 확대로 미 경제가 다시 문을 열면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 전망도 낙관적이어서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관해 서서히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러드 역시 테이퍼링 논의는 지금의 팬데믹이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해졌다는 판단을 내린 뒤에 시작될 것이라면서 이제 그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5~16일 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논의에 관해 어떤 식으로든 일단 결론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불러드는 "연준 동료들 일부는 다른 이들에 비해 테이퍼링 논의에 더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6월 회의에서 의장이 어떻게 결정할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기준으로 보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과 완전고용은 지표상으로는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연준이 보고는 있지만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 2%를 크게 뛰어넘는 4.2%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업자 수가 팬데믹 이전보다 800만명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고용흐름은 연준의 목표를 크게 밑돌고 있다.
불러드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에 따라 연준의 입장이 바뀔지 시장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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