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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올해 배럴당 80달러 찍을 수도...공급 모자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3 13:04

수정 2021.06.03 13:04

브라질 남동부 과나바라 만에 위치한 석유 시추 시설.AP뉴시스
브라질 남동부 과나바라 만에 위치한 석유 시추 시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제 유가가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치솟는 가운데 올해 안에 배럴당 80달러, 약 3년 안에 100달러에 이른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석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친환경 전환 압박을 받는 에너지 기업들이 쉽사리 석유 생산에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일(현지시간)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올해 유가가 일시적으로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뱅크오브아메리카 은행의 프란치스코 블랜치 글로벌 상품 및 파생상품 전략가는 “우리는 앞으로 3년 안에 배럴당 100달러도 볼 수 있다. 2022, 2023년의 이야기다”고 말했다.

국제 원유 기준치인 8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1일 기준으로 2019년 5월 이후 약 2년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겼다.
브렌트유는 2일에 전일 대비 1.6%오른 71.35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은 1.6% 상승한 68.83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8년 10월 22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를 두고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대니얼 예긴 부회장은 올해 유가가 평균 70달러 수준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유가가 80달러 선에 닿을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시장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투자사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올해 브렌트유 가격이 80달러에 이르고 WTI 가격은 75~80달러 사이에서 움직인다고 예측했다.

올해 유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석유 수요 급증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경제권에서는 코로나19를 점차 극복하면서 운송과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다. 국제 유가는 연초 대비 이미 약 40% 증가했다. 예긴은 “올해 1·4~3·4분기 사이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700만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킬더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인용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연말 무렵에는 하루 9980만배럴까지 오를 수 있지만 석유 공급은 하루 9750만배럴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23개 산유국이 속한 ‘OPEC+’ 대표들은 지난 1일 회의에서 올해 4월 약속대로 7월까지 석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했으나 역부족이다. 블랜치는 “에너지 기업들이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투자 대신 채무 변재나 배당 확대만 신경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시에 최근 에너지 기업 주주들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줄이자는 국제적 움직임을 의식해 에너지 기업에게 화석연료 투자를 줄이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OPEC+에 속하지 않은 미국의 생산량은 현재 하루 1100만배럴로 코로나19 사태 이전(1300만배럴)보다 줄었다. 킬더프는 과거 미국의 셰일 석유 업자들이 유가 급락으로 사업 규모를 크게 줄인 점을 지적하며 셰일 석유의 부활이 석유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CNBC는 미국의 제재 때문에 석유를 제대로 수출하지 못하는 이란을 언급하고 만약 이란이 국제 석유시장에 복귀하면 시장에 하루 100만배럴의 추가 물량이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RBC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수석상품 전략가는 이란과 미국의 핵합의 난항을 지적하며 “이란의 석유시장 복귀가 임박한 현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일 이란 수도 테헤란 남부 국영 정유시설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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