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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3년 안에 100弗 회복"… 더 커진 '인플레 경고음' [세계 인플레 우려 최고조]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3 18:14

수정 2021.06.03 18:14

백신효과·경기회복에 수요 급증
올해 배럴당 80달러 돌파 가능성
원자재·곡물값도 연일 고공행진
美 테이퍼링 성공땐 인플레 완화
"유가 3년 안에 100弗 회복"… 더 커진 '인플레 경고음' [세계 인플레 우려 최고조]
국내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2%대 상승한 데 이어 국제유가가 3년 내 100달러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국·유럽 등의 백신효과로 운송·여행이 늘면서 석유수요가 급증하는데,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와 미국 셰일기업의 공급이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구리·주석 등 원자재 값이 연초 대비 30~50% 급상승하면서 당분간 인플레 압력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석유수요 급증, 공급이 못따라가

3일 정부·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프란시스코 블랑크 전략가는 CNBC에 "브렌트유가 2년 만에 70달러를 넘어섰지만, 추가 상승여력으로 3년 내 유가가 100달러를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신효과와 세계교역·경기 회복 신호가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여름에 8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국제원유 기준치인 8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1일 배럴당 70달러를 넘긴 후 2일에도 71.35달러(전일 대비 1.6% 상승)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은 1.6% 상승한 68.83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8년 10월 22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대니얼 예긴 부회장은 올해 유가가 평균 70달러 수준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유가가 80달러 선에 닿을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시장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시사했다. 미국 투자사 어겐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올해 브렌트유 가격이 80달러에 이르고, WTI 가격은 75~80달러 사이에서 움직인다고 예측했다.

올해 유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석유수요 급증이다. 미국과 유럽 등이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운송과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다. 국제유가는 연초 대비 WTI가 41.9%, 브렌트유는 38.9% 상승했다. 킬더프는 올해 세계 석유수요가 연말 하루 9980만배럴까지 오를 수 있지만 석유공급은 하루 9750만배럴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원자재값 상승세 지속도 부담

23개 산유국이 속한 'OPEC+'는 지난 1일 회의에서 7월까지 석유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했으나 역부족이다. 에너지기업 주주들은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의식해 화석연료 투자 축소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미국 셰일사업자들도 유가 급락에 사업을 축소, 생산량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1300만배럴에서 현재 1100만배럴로 크게 줄었다.

이란이 오는 1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미국과 핵협상을 통해 석유 수출을 늘려야 하는데 아직 불투명하다. 8월 임기가 종료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핵합의를 기대하지만 새 후보들이 강경한 입장이란 분석이다.

이뿐만 아니라 주요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구리 가격이 연초 대비 30.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석(51.8%), 알루미늄(23.5%), 니켈(12.1%), 납(9.8%), 은(6.3%) 등도 상승했다. 여기에 주요 곡물인 옥수수(40.6%), 대두(27.2%), 설탕(24.6%), 밀(9.4%) 가격이 상승하면서 장바구니물가도 상승세다.


한편 국내외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이 물가를 잡는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이 물가인상을 차단하면 한국 등 글로벌 인플레 우려도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들이 느끼는 단기적인 인플레 기대는 2008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기저효과와 원자재 가격 상승 효과는 2·4분기 최대로 발현되는데, 하반기 물가는 테이퍼링 등으로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kbms@fnnews.com 임광복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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