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년만에 최고점 찍은 국제유가…산업계 긴장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0 17:32

수정 2021.06.20 18:17

18일 기준 WTI 배럴당 71.64달러
일각선 7년만에 100달러 전망도
석화·항공·해운업계 등 초비상
2년만에 최고점 찍은 국제유가…산업계 긴장
국제유가가 2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으며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정유업계가 유가 상승에도 정제마진 하락에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에서 석유화학, 항공, 해운업계는 비용 증가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0.8% 오른 배럴당 71.64달러로 2년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런던선물거래소에서 북해 브렌트유 8월물은 전일 대비 0.6% 오른 배럴당 73.51달러에 장을 마쳤다. 16일에는 WTI가 2018년 10월 3일(76.41달러)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72.15달러, 브렌트유가 2019년 4월 24일(74.57달러)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74.3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일각에선 올해 유가가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0달러 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조와 코로나19 회복 기대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배럴당 36달러 저점 이후 지속해서 상승 중이다. 올해 2·4분기에만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정유업계는 치솟는 유가에도 정제마진 하락에 복잡한 심정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원유 구입시점과 제품 판매시점 차이를 통해 갖는 이익)에도 여전히 저조한 석유제품 수요로 핵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1달러대로 주저앉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달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3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수송 등의 비용을 제한 가격인데, 정유업계에선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의 수익성은 정제마진 회복이 핵심"이라며 "석유제품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원유 구매 부담이 높아지면 마진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과 운송업계는 비용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석유업계는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를 기초 원료로 사용하는 만큼 유가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에 더해 항공유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가 예상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통합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77.40달러로 지난해 6월보다 91.4%, 올해 5월보다 5.5% 상승했다.


해상운임 상승으로 간만에 호황을 맞은 해운업계도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할까 긴장하고 있다. 다만 해운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벙커씨유의 경우 항공유 등과 비교해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은 만큼 타격이 최소화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강세는 3·4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7월 이후 미국의 집단 면역을 가정하면 3·4분기 원유와 휘발유 재고는 더욱 축소될 전망이며 구조적인 재고 감소는 유가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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