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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유엔 신장·홍콩 발언은 중국 발전 견제 내정간섭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2 12:15

수정 2021.06.22 12:15

- 유엔 인권최고대표 신장 방문 환영...다만 '조사'는 거부
-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주민 안정된 삶 살고 있어"
2017년 11월4일 중국 신장위구르 카슈가르의 모스크(이슬람사원) 앞을 지나는 위구르 보안 순찰대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2017년 11월4일 중국 신장위구르 카슈가르의 모스크(이슬람사원) 앞을 지나는 위구르 보안 순찰대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유엔(UN) 인권최고대표의 신장위구르자치구 방문과 홍콩 문제 언급에 대해 중국 발전을 견제한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22일 관영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류위인 유엔 제네바 사무국 주재 중국대표부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내고 “홍콩과 신장 등 잘못된 발언으로 중국 내정을 간섭하는 것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시행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이라고 주장했다. 이 법은 홍콩의 장기적인 안정과 번영,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발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수많은 홍콩 주민의 지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보안법이 실시된 후 홍콩 주민들은 더 이상 혼란과 폭력의 위협에서 살지 않아도 되는 중대한 전환을 이뤘다”면서 “홍콩은 법치사회로, 누구도 법위에 군림해서는 안 되며 법률을 위반하면 반드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 대변인이 법을 강조한 것은 홍콩보안법 1주년을 앞두고 홍콩 범민주진영과 홍콩 언론들이 무더기로 사법 처리되고 서방국가들이 이를 비난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30일 홍콩보안법 시행 후 범민주진영 정치인, 활동가들이 대거 체포되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표적 반중매체로 분류되는 빈과일보도 사주와 경영진, 편집국 간부들이 잇따라 체포됐다. 빈과일보는 폐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류 대변인은 신장과 관련해서도 신장 주민들이 안녕과 안정, 경제 번영과 발전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국가와 세력이 정치적 목적에서 신장에 관한 거짓말을 퍼뜨려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하며 중국 발전을 억제하려고 하지만 그 계획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장 지역은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주요 7개국(G7)은 신장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비판하고 있으며 나이키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신장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류 대변인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우호 방문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유죄추정식의 ‘조사’가 아니라 ‘양측의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19 기원설을 조사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게 후베이성 우한의 문을 열어줄 때도 비슷한 논리를 펼쳤다. WHO 전문가팀들의 ‘조사’는 거부하며 ‘공동 연구’라고 강조했었다.

중국은 신장 역시 주민 삶의 실상을 보여준다며 외교관이나 외신들을 신장으로 수차례 초청했다. 그러나 자유로운 취재나 접근이 아니라 제한되고 통제된 영역만 공개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인과 다른 무슬림들이 수용소에 억류돼 있고 이 가운데 일부는 학대를 당하거나 강제 노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 대변인은 “홍콩과 신장은 중국 영토에서 뗄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외부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는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중국의 주권과 사법 독립에 간섭하는 잘못된 발언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1일(현지시간) 제47회 인권이사회의 개막 연설을 통해 “신장위구르족 인권 탄압 의혹이 있는 중국 신장 방문이 연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면서 “홍콩보안법 이후 107명이 체포되고 이 중 57명이 공식 기소됐는데, 이 법이 홍콩 내 민주적 공간과 언론에 ‘으스스한 충격’을 줬다”고 꼬집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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