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달 퀄스 연준 부의장 디지털달러 관련 견해 밝혀
필요한 부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보완
달러 시스템 이미 견고하며 한계 극복 중
[파이낸셜뉴스] 랜달 퀄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디지털 달러 발행의 실효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달러가 가진 한계를 이미 스테이블코인이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퀄스 부의장은 이와 함께 현재 달러 시스템도 고도화돼 디지털 달러의 비전을 상당 부분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부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보완
달러 시스템 이미 견고하며 한계 극복 중
특히 그는 1980년대 미국에서 반짝 유행했던 '낙하산 바지'를 예로 들며, 디지털 달러에 대한 관심 또한 잠깐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하산 바지는 낙하산 제조에 이용되는 원단으로 만든 바지로, 당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하나씩 가지고 있을 정도로 반짝 인기를 끌었다가 지금은 거의 입지 않는 것이다.
"디지털 달러에 대한 비판적 분석 필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랜달 퀄스 부의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열린 '제113회 유타은행협회 컨벤션'에서 "디지털 달러 지지자들은 미국이 다른 국가의 디지털 화폐나 가상자산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달러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디지털 달러에 도취되기에 앞서 세심한 비판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달러는 미국 정부가 연구 중인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다.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은 CBDC의 보안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CBDC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 가상자산과 유사하지만 중앙은행이 보증한다는 점에서 탈중앙화를 내세운 가상자산과 차이가 있다.
퀄스 부의장은 현재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의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들을 보완하고 있으며, 달러 시스템도 계속 발전하고 있어 CBDC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기존 화폐와 가격이 고정된 가상자산이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는 1USDT가 1달러의 가치를 가진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상자산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가격이 고정돼 있어 안정적이다.
랜달 퀄스 부의장은 "일부에선 미국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경쟁하기 위해 디지털 달러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통화 정책이나 금융 안정성, 시중은행 등에 미칠 영향이나 정부의 역할에 근본적인 위협이 될 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달러 시스템 보완"
퀄스 부의장은 △국경 간 지급 시스템의 높은 비용 △낮은 속도 △불투명성 등을 현재 달러 시스템이 가진 한계로 지적하며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국경 간 지급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함으로써 달러의 사용을 장려할 수 있고, CBDC보다 더 빠르면서도 덜 부정적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퀄스 부의장은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한 시중의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구조 및 관리에 대한 합법적이고 강력한 규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우려가 해결된다면, 막는 대신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의 확산이 달러 시스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퀄스 부의장은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채굴이라는 방식으로 희소성을 보장하고, 제도권 지불 시스템과 비교할 수 없는 익명성이라는 점 등을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며 "그러나 이는 곧 높은 변동성으로 이어지고,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광범위한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투기적 자산으로서 달러의 역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때문에 디지털 달러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달러 시스템, 완벽하지 않지만 개선 중"
퀄스 부의장은 특히 현재 달러가 견고한 시스템 내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한계 또한 상당 부분 극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상당 부분의 달러는 디지털 상태로 거래되고 있으며, 연방정부의 예금보험 보증한도는 25만달러로 건전성을 가지고 있다"며 "계좌 잔액은 미국 경제에 안전하고 유동적인 자산을 제공해 금융 안전성을 높이는 기능도 한다"고 말했다.
퀄스 부의장에 따르면 연준의 거액결제 서비스는 매일 4조달러의 결제를 처리한다. 이는 연준에 있는 시중은행 계좌로 즉시 결제된다. 소액결제는 더 느린 경우가 많지만 결제 속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퀄스 부의장은 "현재 달러 시스템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개선하기 위한 작업들이 이미 진행 중"이라며 "예를 들어 국가 간 결제 비용이 종종 매우 높고, 낮은 속도 등이 문제로 지적되는데 이런 부분은 국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가 개선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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